트럼프의 타코(TACO)와 국장의 귀환

by 구미잉

최근 국내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회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 시장으로의 이탈이 가속화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최근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것은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글로벌 자금 흐름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합니다. 이러한 거대한 자금 이동, 즉 머니무브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딜레마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최근 타코(TACO)라는 신조어가 부상했습니다. 이는 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약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다가도 경제적 역풍이 우려되면 정책을 철회하거나 유예하는 패턴을 의미합니다. 겉으로는 강력한 관세나 규제 완화를 주장하지만, 막상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 물러서는 경향을 빗댄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 선회의 주된 원인은 11월 중간선거와 물가 안정에 있습니다. 임대료 상승과 생필품 가격 급등은 지지율 하락의 직격탄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기업의 주택 대량 매입을 금지하거나 방산 기업의 배당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규제책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서민 물가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미국 기업들의 이익 마진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대외적으로는 물가 안정을 위해 관세 장벽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파스타, 브라질 커피, 중국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잇달아 유예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시장에서는 타코 효과라고 부르며, 관세 리스크가 완화됨에 따라 신흥국 수출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오히려 개선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규제로 인해 수익성에 제동이 걸린 반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기업들은 관세 공포 해소와 반도체 실적 호조라는 우호적 환경을 맞이했습니다. 미국에서 이탈한 자금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한국 시장과 반도체 섹터로 유입되는 것은 이러한 정책적 환경 변화에 따른 합리적인 결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의 타코 전략이 지속되는 한 이러한 자금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만이 정답이라는 기존의 투자 패러다임이 흔들리는 지금, 태평양 건너가 아닌 국내 시장에서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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