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마음을 읽는 법, 3부
시장을 오랫동안 지켜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시장은 결코 차분하고 안정적인 ‘평균’ 상태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죠. 오크트리 캐피털의 회장인 하워드 막스는 이런 시장의 본질을 ‘거대한 시계추’에 비유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시장의 심리는 ‘희열(Euphoria)’이라는 극단적인 탐욕의 정점과 ‘우울(Depression)’이라는 극단적인 공포의 바닥 사이를 끊임없이 왕복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계추가 합리적인 ‘중간’ 지점에 머무는 시간은 극히 짧다는 사실입니다.
이 거대한 시계추의 움직임, 즉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대체 왜 반복되는 걸까요? 그 동력은 바로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두 가지 심리 엔진에서 나옵니다. 시계추가 탐욕의 극단으로 향할 때, 그 뒤에는 ‘확증 편향’이라는 엔진이 맹렬하게 작동하는데요. 시장이 오르는 동안에는 온통 긍정적인 소식뿐이고, 투자자들은 이 모든 것을 “내 생각이 맞았어”라는 신념을 강화하는 증거로만 받아들이죠. 주가 상승 자체가 또 다른 매수를 정당화하며 시계추를 비이성적인 과열 상태로 밀어 올립니다.
반대로 시계추가 공포의 극단으로 곤두박질칠 때, 그 뒤에는 ‘손실 회피’라는 엔진이 있습니다. 일단 손실이 발생하면, 이익을 좇던 마음은 사라지고 손실의 고통을 피하려는 원초적인 본능이 깨어납니다. 손실의 고통은 이익의 기쁨보다 2배 이상 강력하기에, “더 큰 손실을 보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공포는 순식간에 번져나가며 시장을 투매의 나락으로 떨어뜨리죠.
여기까지 이해했다면, 우리는 시장의 움직임을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볼 수 있는 중요한 힌트를 얻은 셈입니다. 하지만 하워드 막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로 ‘2차적 사고(Second-Level Thinking)’입니다.
1차적 사고는 단순하고 피상적입니다. “이 회사는 전망이 좋으니, 주식을 사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머뭅니다. 하지만 2차적 사고는 훨씬 더 깊고 복잡합니다. “응, 이 회사는 전망이 좋아.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전부 반영되어 너무 비싸진 건 아닐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하는 겁니다.
이 ‘2차적 사고’야말로 위대한 투자자들을 평범한 투자자들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그들은 시계추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시계추가 ‘희열’의 정점에 있을 때, 1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그 흐름에 올라타려 합니다. 하지만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묻습니다. “모두가 낙관에 빠져 어떤 위험을 간과하고 있는가?” 반대로 시계추가 ‘우울’의 바닥에 있을 때, 1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공포에 질려 도망칩니다. 하지만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묻습니다. “모두가 비관에 빠져 어떤 기회를 보지 못하고 있는가?”
워런 버핏의 유명한 조언,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는 바로 이 ‘2차적 사고’의 정수를 담고 있는 말입니다. 결국 시장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금 시장의 감정이 ‘공포’인지 ‘탐욕’인지를 아는 것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대중의 집단 심리가 만들어내는 이 거대한 시계추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그 감정의 파도에 한 발 앞서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감정의 파도로부터 나 자신을 지켜내고,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