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행보는 마치 액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운전자처럼 모순적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의 돈줄을 죄던 양적긴축(QT)을 '몇 개월 내에' 멈출 수 있다고 시사했기 때문이죠. 이 기묘한 '두 얼굴'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지금 파월 의장은 두 명의 다른 환자를 동시에 돌보는 의사와 같은 심정일지도 모릅니다.
첫 번째 환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의, 아직 열이 완전히 내리지 않은 환자입니다. 이 환자에게는 '고금리'라는 강력한 항생제를 계속 투여해서 염증을 확실히 잡아야만 합니다. 여기서 약을 끊으면 병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사는 잘 알고 있죠. 이것이 바로 파월이 매파적인 얼굴을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바로 옆 침상에는 또 다른 환자가 누워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항생제 투여의 부작용으로 탈수 증세(유동성 고갈)가 나타나기 시작한 '금융 시스템'이라는 환자입니다. 월가의 가장 노련한 주치의 중 한 명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최근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였다"며, 이 환자의 혈관(그림자 금융) 어딘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경고를 보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 경고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는 조심스럽게 '양적긴축 중단'이라는 수액(유동성)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병을 치료하려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항생제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쇼크로 쓰러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위험 관리' 조치인 셈이죠.
결국 파월의 두 얼굴은 모순이 아니라, 정교한 역할 분담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두 개의 다른 전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금리로, '금융 불안과의 전쟁'은 대차대조표(QT)로 대응하겠다는 것이죠. 이는 연준의 정책 목표가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워졌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제 금리 발표뿐만 아니라, 연준의 대차대조표라는 또 다른 처방전까지 함께 읽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