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워싱턴 D.C. 에서는 G20 재무장관들과 IMF 회원국 대표들이 모여 세계 경제의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과거 이런 자리의 단골 메뉴는 국가 간 무역 불균형이나 환율 전쟁이었죠. 하지만 올해 테이블 위에는 '그림자 금융(비은행 금융기관, NBFI)'이라는, 훨씬 더 복잡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새로운 의제가 올라왔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이라는 댐은 튼튼해졌지만, 그 옆에는 규제받지 않는 거대한 '인공 호수'(NBFI)가 생겨났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에세이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세계 최고 정책 결정자들도 이 호수의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G20 회의 결과 요약문에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영향력 증대"가 명시되었고, IMF는 "NBFI에서 비롯되는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감시 강화"를 약속했죠.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이번에는 결코 다르지 않다"며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마치 동네 회의에서 "우리 마을 옆에 생긴 저 거대한 인공 호수, 저거 안전한 거 맞아?"라는 안건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상정된 것과 같습니다.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에는 공감했지만, 당장 댐을 쌓거나 물을 빼낼 구체적인 '처방'보다는, 일단 "수심을 더 정확히 재보고(데이터 수집), 수질을 계속 검사하자(모니터링 강화)"는 '진단'에 더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림자 금융이라는 호수는 너무 거대하고(전 세계 금융자산의 절반), 그 속은 너무 복잡하며(수천 개의 펀드와 상품), 국가마다 관리하는 방식도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둑을 쌓으려다 오히려 물길을 더 위험한 곳으로 터지게 할 수도 있죠('규제 차익'의 위험). 금융안정위원회(FSB)조차 "2008년 이후 개혁 이행이 완전히 달성되지 못했다"라고 인정할 정도입니다.
결국 우리는 '위험은 명백하지만, 해결책은 아직 요원한' 위험한 공백기에 놓여있는지도 모릅니다. G20과 IMF는 그림자 금융이라는 숙제를 받아 들었지만, 그 숙제를 다 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저 거대한 호수가 과연 조용히 기다려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음 금융위기는 어쩌면, 이 숙제가 채 끝나기도 전에 우리를 덮칠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