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을 걷어낸 바다는 고요하다
하얀 등대는 마주 선 붉은 등대의 지난밤을 묻지 않는다
이렇게 마주 보고 있음이 안녕을 의미한다
떠도는 말을 갈매기가 줍는다
새벽은 말보다 고요가 더 어울리는 시간이다
박명하는 시간,
바다는 하늘색을 닮고, 하늘은 긴 호흡으로 비릿한 바다를 흡입한다
경계마저 존재하지 않는 두 공간은 새벽으로 만나 아침으로 이별한다
우리는 만나 같음을 찾고
이별을 위해 다름을 발견하려 한다
정박했던 배들은 바다를 향하고
바다는 그를 만나고
부두는 그와 이별한다
부두는 익숙한 듯 덤덤히 아침과 파도를 받아낸다
표정 없는 새벽부두는
안녕이라 말하지 않는다
바닷가에서는 "안녕히 ”란 말을 쓰지 않는다 한다. ‘녕(寧)’이 고요·정지를 뜻해 뱃길이 멈춘다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떠나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