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천천히 날개를 모은다
꽃잎은 빛의 끝을 향해 시나브로 벙근다
나는 너를 향해 천천히 걷는다
사랑은 향하는 것
그리하여 오래 그리워하는 것
무게가 다른 마음
서서히 한쪽으로 기울 듯
내 생각은 너에게
아무 소리 없이 흘러간다
사랑은 사랑이 더 큰 곳으로 기울어지는 것
비는 길을 찾지 못해
작은 여울을 만들고
여울은 먼 강의 숨결을 따라간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득했던 마음은
그 깊이만큼 고독을 만들고
그 고독은 다시
너에게로 가는 길이 된다
능소화는 어둠 속에서도 쉬지 않는다
한 발, 또 한 발
빛이 있는 쪽으로 피어오르며
고독보다 더 큰 그리움으로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고
그곳으로 발을 뗀다
옛날 어느 궁궐에 소화(小花)라는 궁녀가 있었다고 합니다. 총명하고 아름다워 임금의 눈에 띄어 총애를 받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세월이 흘러도 임금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찾지 않았습니다. 결국 소화는 한(恨)을 품은 채 병으로 죽었고, 죽은 뒤 그녀의 무덤 위에서 주홍빛 덩굴꽃이 피었는데 그 꽃이 능소화라고 합니다.
집옆 초등학교 담벼락에 핀 능소화를 보며 그리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독을 넘어서는 그리움, 그것은 아마도 사랑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