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글쓰기를 못했다. 바빴다. 마음이 제일 바빴다.
마음을 가장 분주하게 한 것은
내 거취문제와 결혼을 앞둔 딸의 거처를 구하는 일이었다.
지난가을부터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쉬면서 실업급여를 타는 것이 나은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쉬어야지, 하며 아무 생각 않고 있다가 불현듯 아무래도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결정을 번복했다.
결혼을 앞둔 딸의 집을 구하는 문제도 시간을 오래 끌었다.
예비사위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아서였다.
내년 9월에 유학을 갈 수도 있다 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새끼에 새끼를 쳐서 정해진 것 없이 아주 그냥 마음이 복잡했다.
마음이 바쁘긴 했지만 따지고 보면 글쓰기를 할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머릿속에서는 곧 글쓰기를 할 것처럼 생각이 재편되고 뭉뚱 거려 지기도 했지만
자판 위의 손 끝이 글쓰기 메모장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쉽지 않았다. 다만 게으름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들도 거들고 있었다
딱 잘라서 이거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 자신을 포함한 어떤 평가나
가시적인 보상을 기대할 수 없음을 예단한 마음에 잠깐 눈이 돌아갔을 것이다.
이래저래 글쓰기가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렸다.
글쓰기는 미뤄졌지만 당면과제는 해결되었다.
너무 멀리 내다보지 않기로 하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나는 이직을 했고 딸은 신혼집을 구했다.
글쓰기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기로 했다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처음 마음처럼 여전한 방식으로 다시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외부 환경에 흔들리는 마음도 다독였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글쓰기를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일로 대접해 주기로 했다.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이직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 새 직장에 많이 적응했다.
결혼에서 큰 행사인 상견례도 지난주 토요일에 마쳤다.
게다가 바빠서 시간이 없다고 아우성을 치던 딸과 예비사위도
결혼식이 코 앞에 다가오니 결혼준비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발 벗고 나섰다. 내가 여전히 신경 쓸 몫은 남아 있지만
힘들지 않다.
작가님들과의 소통이 그립다.
작가님들의 글에서 삶을 바라보는 여러 결의 마음을 보는 즐거움을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작가님들의 관심과 격려와 응원이 많이 생각났다.
별거 없는 내용에도 한마음으로 공감해 주셔서 이만큼
올 수 있었다.
공백 기간에도 여전한 방식으로 관심 가져 주시는 작가님들 독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