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주의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두 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1) 고리타분하고 반대를 일삼는 딱딱한 이미지
2) 규칙적인 생활을 반복하며 정갈한 이미지
변화보다 현상유지에 더 힘쓸 것 같으면서도 그 원칙을 지켜나갈만큼 규칙적인 생활을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원칙에 입각한 잦은 반대와 철저한 자기관리는 타인에게도 엄격할 것 같은 인상을 풍긴다. 그래서 원칙주의자에게는 섣불리 다가가기 힘들다.
그러나 진짜 원칙주의자는 원칙을 1)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2)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먼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원칙을 만든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 아닌가. '과거의 반복적인 실수를 줄이기 위해', '미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또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등...무엇을 위해 그런 원칙을 만들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설명도 없이 휘두르는 원칙은 아집이다. 사전에 공유하고 충분히 설명한 원칙은 존중받을 수 있고 원활한 소통을 가능케 할 것이다.
원칙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을 만들 때 타당했던 이유도 환경이 바뀌면서 더 이상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 앞서 이야기 했던 '원칙을 세운 이유'를 다시 떠올려보자.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좋을 것이다. 원칙은 수정될 때 빛난다. 껍데기만 바뀌었을 뿐 본래의 취지는 고결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수정한 이유를 다시 설명한다면 금상첨화다.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해서, 관성에 이끌려 추구하는 원칙은 고집에 가깝다.
Ray Dalio의 <원칙>을 읽고 있다. 모처럼 책 읽은 티를 내려니까 어렵다.
세계적인 투자자로 성공한 사람의 원칙은 정말 철저함의 끝판왕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는 실패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수정해나갔다. 그리고 원칙을 효율적인 의사결정 도구로 사용했다. 날마다 발생하는 수많은 상황들을 유사한 사건들로 분류했고 원칙을 활용하여 더 빠르고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원칙이 없었다면 매번 새로운 경험인 것처럼 우왕좌왕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꼭 맞는 원칙을 발견하고 기록하라고 말한다. 첫 번째 원칙을 세우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무엇을 원하는지
2) 진실은 무엇인지
3) 2)번의 관점에서 1)번을 달성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라
다소 모호할 수도 있는 출발 선상이지만...
Ray Dalio의 책을 마저 읽어내려 가면서 그의 노하우를 곁눈질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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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새해가 다가온다.
연초에만 반짝했다가 다시 잊어버릴 새해 목표를 세우면서,
나만의 원칙 한 두 글자도 함께 끄적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