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안전과 품질을 향한 새로운 시각
1960~70년대는 경제 성장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였던 시기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공계약의 핵심 가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었고, 정부는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위해 최저가 입찰제를 폭넓게 활용했습니다. 이는 비용 절감에는 효과적이었지만, 부실공사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고, 이러한 방식의 한계는 1990년대 중반, 국가적 재난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저가 입찰과 부실시공이 낳은 비극적인 결과였습니다. 이듬해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역시 최저가 경쟁과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인재(人災)**임이 밝혀지면서, 공공계약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했습니다. 무너진 다리와 백화점은 단순히 건축물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성장 위주 정책의 참혹한 결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공공계약 제도의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했습니다. 단순히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에 낙찰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입찰자의 기술력과 시공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적격심사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고, 가격 외에 기술력과 재무 상태를 평가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춘 업체만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과도한 저가 입찰을 막기 위해 최저가낙찰제의 낙찰 하한율이라는 안전장치도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기준 가격 이하로는 낙찰을 받을 수 없게 하는 제도로, 출혈 경쟁을 방지하고 부실시공의 유혹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공공계약의 철학적 전환을 의미합니다. 공공계약의 가치가 단순히 **‘비용 절감’**에 머물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품질’**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