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퍼블리셔스테이블&북숍페어 2020
3월 첫째 주 토요일. 그때도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망원동에 있는 ‘이후북스’에서 5주간 책 만들기 워크숍이 열렸고,
집에서 1시간 30분이 꼬박 걸리는 그곳으로 매번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며 즐거운 걸음을 옮겼다.
이미 원고를 써놓았기에 더 부담 없지 않았나 싶다.
다섯으로 시작했지만 5주 뒤엔 셋이 남았다.
그간 서로가 만들고자 하는 자신만의 책에 대해 매우 쑥스러워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또 용기를 내 그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혼자서도 충분히 책을 만들만한 능력자들이셔서(나 외에는 실제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경력을 쌓으신 분들이었다.) 어떤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해 워크숍에 참여했다기보다 끝까지 갈 힘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그 부분이 가장 간절했다. 이미 가본 경험자도 필요했지만, 함께 가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 셋 중 나와 시미씨의 책이 나왔다.
따끈한 책을 받아 펀딩도 진행해보고, 입고할 서점도 알아보며 나름의 궁금증을 풀어나갔다.
그러던 중 시미씨의 제안으로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참가 신청서를 내, 참여가 확정됐다.
올해 ‘퍼블리셔스 테이블’은 8월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나 요동치는 코로나 덕분에 오프라인 행사는 취소되었고, 온라인으로 변경되어버린다.
현장에서 출판한 사람들과 또 독자들을 만나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부풀어 있던 나는 꽤 실망스러웠지만 뭐 어쩔 수 있나.
9월을 시작으로 몸이 매우 좋질 않아 한 달 이상을 꿈쩍할 수 없었다.
그사이 온라인 ‘퍼블리셔스 테이블’의 개최를 알리는 메일이 날아왔고, 시미씨가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겨주신 덕분에 준비를 시작했다. 혼자 참여하셨다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함께 하느라 더 고생하신 것 같아 그게 참 미안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배우고 싶던 아카데미 수강도 취소했고, 집 앞 산책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터라 뭐든 포기 상태였던 나에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오히려 감사했고, 또 시미씨의 조력은 큰 희망이자 기운을 부어주는 증폭제가 되었다.
눈에 띄는 준비는 하지 못했지만, 할 수 있는 한 차근히 움직였다. 아쉽지만 가능한 만큼만 욕심내지 않고 상품을 만들었다. 덕분에 30세트밖에 입고 수량을 맞추지 못했으나 만족한다.
11월 5일, 곧 SPB20이 개최된다. 독립출판 제작자 199팀, 51곳의 서점, 그리고 서울도서관이 참여하는 ‘퍼블리셔스 테이블’은 일주일간 온라인 페어로 진행된다. 나와 시미씨는 ‘시미씨&미녕’이라는 팀명으로 참여한다.
책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즐거운 주간이 될 것이다. 다른 이들의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나 또한 설렘을 더해 SPB20을 손꼽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