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019-20 시즌 일정을 확정·발표했다. 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포문을 여는 개막전은 지난 시즌 준우승팀 리버풀과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노리치 시티의 맞대결이다.
리버풀 팬들에게 노리치라는 팀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지난 2013-14 시즌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당시 리버풀은 맨시티와의 34라운드 맞대결에서 3-2 승리를 거두며 우승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맨시티전 승리 후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우리는 노리치로 간다!(We go to Norwich!)”며 우승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기세를 탄 리버풀은 35라운드 노리치전서도 3-2 승리를 거두며 우승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리버풀은 이어진 첼시와의 36라운드 홈경기서 0-2로 패하며 우승에서 점점 멀어졌다. 당시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건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넘어진 제라드였다. 첼시전 패배 후 37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서 3-3 무승부에 그친 리버풀은 결국 해당 시즌 맨시티에게 승점 2점차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2013-14 시즌 리버풀의 우승 실패 후 일부 타팀 팬들은 리버풀이 우승에 실패할 때마다 “We go to Norwich”라는 문구를 사용하며 조롱을 일삼았다.
2018-19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에 승점 단 1점차로 밀려 또다시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에 머물렀다. 비록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이뤄냈지만,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아직까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리버풀 팬들은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승점 1점차 준우승이었던 만큼, 라이벌 팀들의 일부 팬들은 조롱의 수위를 높였다.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확정된 후, 축구통계전문 ‘옵타’는 흥미로운 기록을 발표했다. 옵타에 따르면 과거 리버풀이 홈에서 치른 개막전서 노리치 시티를 만난 건 지난 1976-77 시즌이 유일하다. 당시 리버풀은 안필드서 가진 개막전서 노리치를 1-0으로 꺾었다. 해당 시즌 리버풀은 1부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는데, 리버풀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팀은 다름 아닌 맨시티였다. 수년간 노리치와 맨시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리버풀로서는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의를 불태울 수 있는 역사인 것이다.
한편, 리버풀은 노리치와의 개막전 이후 사우스햄튼, 아스널, 번리,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한다. 과연 리버풀이 노리치와의 개막전서 승리를 거두고 1976-77 시즌의 영광을 재현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9년 6월 14일자 베프리포트 해외축구 기사 갈무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