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of Worry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의지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기세 좋게 포지션을 열지만, 그것을 유지하며 수익을 쌓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책이나 이론으로 투자를 배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것은 그렇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wall of worry"를 계속해서 기어오르는 과정은 지루하고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wall of worry"를 기어오를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바로 자신만의 신념에서 비롯된다. 투자할 때 누구나 그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근거는 며칠이나 몇 주를 견디지 못하고 변동성에 휘둘린다. 자신만의 공부와 사고를 통해 내린 결론에서만 그런 신념을 기대할 수 있다. AI 주식이든 비트코인이든, 가격이 오른다면 그것을 버블이라고 비판하는 세력이 있고, 그 버블이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부의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스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쉽사리 포기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인내의 결과만이 부를 가져다준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2020년부터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2021년에 구리와 비트코인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얻으면서, 그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 이후 나는 꾸준히 금, 은, 비트코인, 석유 가격에 주목해 왔고, 지난 4년 동안 원자재 관련 주식 거래를 반복했다. AI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굳건한 투자를 실행하지 못했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놓칠까 봐 노심초사하며, AI 주식을 샀다가도 금세 팔았고, 다시, 금, 은, 비트코인, 에너지 주식으로 돌아갔다.

2024년 원자재 가격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러 가치의 하락과 지정학적 위기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가져왔다. 이 상황을 믿지 않는다면, 현재 금, 은, 비트코인, 에너지에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앞으로 10년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 무역의 붕괴와 패권 국가 중심의 세계 경제권 분열, 그로 인해 저비용 생산과 공급망 최적화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수년간 지속될 높은 인플레이션에서 부자들은 부를 지키기 위해 인플레이션 헷지에 의존할 것이며, 이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AI 주식과 비트코인에 관한 뉴스가 대중 매체를 장식하는 가운데, 이번 달 금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으며, 에너지 주식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초에 매입한 ETF 포지션 중 금(NUGT)의 수익률이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에너지(GUSH)와 비트코인(FBTC)이 뒤따른다. 내가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시작되었다고 믿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