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트코인 마이닝 회사들의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비해 많이 뒤처졌는데, 그것은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해 예상 수익이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비트코인 마이닝 사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첫째, 반감기가 지나면서 채굴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비트코인 ordinals 등의 활동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거래 수수료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마이닝 회사들의 수익이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 비트코인 ordinals은 일종의 비트코인 NFT인데, 이들이 처음에는 커뮤니티 내의 서브 컬처처럼 등장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거래 수수료는 증가하기 때문에, 반감기가 올 때마다 비트코인 마이닝 회사들의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들지는 않는다.
둘째, AI의 폭발적인 데이터 센터 수요는 비트코인 마이닝 회사들에게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공한다. AI와 비트코인 마이닝 모두 GPU에 기반한 반복된 연산을 수행하는데, AI 데이터 센터는 연산 트래픽이 불규칙한 반면, 비트코인 마이닝은 연산 트래픽을 비교적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비트코인 마이닝과 AI 연산을 번갈아 가며 데이터 센터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예컨대, AI 연산이 필요한 피크 시간에는 비트코인 마이닝을 끄고, AI 연산이 덜 필요한 비피크 시간에는 비트코인 마이닝을 다시 켜는 식이다.
셋째,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에게도 비트코인 마이닝 회사는 버려지는 전력을 사가는 틈새 소비자 역할을 한다. 발전소에서 과잉 생산된 전력은 즉시 소비하거나 어딘가에 저장해야 하지만, 아직 대용량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초과 공급된 전력은 대부분 버려져왔는데, 이를 비트코인 마이닝에 활용함으로써 발전소에게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많은 비트코인 마이닝 회사들이 경쟁력을 잃고 도산했다. 이들이 채굴한 비트코인을 시장에 매도하면서 몇 개월째 비트코인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는 비트코인 반감기 때마다 반복되는 패턴일 뿐, 과거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비트코인 마이닝 회사들이 전부 청산되는 시점에 비트코인 가격의 로컬 바텀이 형성되었다. 이번에는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