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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웅 Sep 16. 2020

AI와 교육

3년 전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던 글인데 지금도 유효한 것 같아 그대로 올립니다.


AI와 딥러닝이 핫이슈가 되면서 여러 가지 글들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읽게 됩니다. 제가 모든 글을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글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교육”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아 보이는데 생각보다 교육을 전공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가 없어서 교육 쪽 동네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사실 교육학은 공학처럼 큰 개념이라 교육학이라는 큰 우산 아래 다양한 전공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교육학의 입장은 이렇다고 말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제가 말하거나 알고 있는 부분인 제한적임을 알리고 싶습니다. 사실 아직 학생이고 제가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조심스럽지만 “교육 관련 학계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오간다” 정도는 나눠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졸업논문 준비를 하다 말고 글을 써 봅니다. 쓰고 싶어도 깜냥이 안 되어 난감하다 싶었는데 다행히도 일반인 독자를 대상으로 저희 쪽 학계의 입장을 잘 설명한 글을 찾게 되어(!) 요약까지는 아니고 간략하게 제 멋대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글의 제목은 다음과 같고 다음 링크에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Luckin, R., Holmes, W., Griffiths, M., & Forcier, L. B. (2016). Intelligence unleashed: An argument for AI in education.

위의 글은 많이들 아시는 Pearson이라는 교육 관련 기업과 영국의 UCL Institute of Education에 속해있는 Knowledge Lab에서 공동으로 발행한 글입니다. 글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제가 인상 깊었던 구절을 옮겨볼까 합니다.

“We do not lack for predictions of how the existing mix of jobs in the economy will be upended by the steady rise of the robots, and ever smarter algorithms deployed on ever bigger data-sets. However, the implications of this for learning has received relatively little sustained and serious attention.

This is not surprising given that the debate, to date, is understandably being led by economists rather than educators. It also reflects gaps in existing quantitative research which focus largely on job categories, rather than skills, and on the roles likely to be automated, rather than those likely to be created” (p. 46).

간단히 요약하자면 4차 산업(?)으로 인한 변화에 대한 예측이 주로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논의되어 왔기 때문에 그쪽에서 놓치고 있는 교육자적 입장의 이야기들을 하겠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저자들은 이 글을 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AIEd)이라는 개념을 관심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AIEd가 교육의 현재와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논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위해 인공지능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AIEd를 소개하고, 현재 AIEd가 교육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별책 부록처럼 AI가 정말 인간 정복을 할 수 있을지, 윤리적 문제는 뭐가 있는지 등에 대해 꼭지 글로 다루고 있습니다.

글이 이미 너무 길어졌습니다. 점점 후회가 되기 시작합니다. 간단히 가겠습니다. AI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으므로 AIEd에 대해서 소개한 것에 대해 간단히 논해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을 교육에 녹여보려는 시도는 30여 년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AIEd라는 분야는 학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AIEd의 목표는 여러모로 너무 다른 개개인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환경을 AI를 통해 구성하는 것과 이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학습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에 있다고 저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교육 AI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수방법론적 모델 (Pedagogical Model), 분야 모델 (Domain Model), 학습자 모델 (Learner Model)이 필요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공지능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어떻게 무엇을 누구에게 가르칠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21페이지를 보시면 표로 된 예시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이미 인공지능이 가미된 어플리케이션들이 교육현장에서 쓰이고 있는데요 많은 경우 학생들에 의해 생성된 빅데이터들을 이용해 학생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플리케이션들은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개인 학습을 위한 어플리케이션들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컴퓨터를 이용해 개인별 튜토링을 각 학생의 상황에 맞게 시키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해당 학생의 상황을 판단해서 그에 맞는 공부를 시키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두 번째로는 협동학습(맞는 번역인지 모르겠습니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들입니다. 저자들은 맞춤형 조원 짜기, 그룹 활동 지도, 온라인 그룹 활동 지도 등을 예시로 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시스템이 그룹의 상황과 그룹원의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상황에 맞는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 유형은 가상현실에서 사용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들입니다. 이러한 시스템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개인화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좀 더 재미있고 더 잘 집중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저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많은 발전들이 있었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AIEd의 미래는 여기서 논의된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AIEd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21세기 기술 (21st Century Skills"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치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1세기가 되면서 예전과는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33페이지 예시 참조). 저자들은 이러한 기술들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능력치들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평가체계와 이러한 능력치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수법과 교육환경이 필요한데, 이러한 측면에서 AIEd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저자들은 AIEd를 통해 평가의 르네상스가 올 것을 예측합니다. 이전처럼 단순히 시험 점수를 통한 평가가 아닌 학생들에 의해 생성되는 빅 데이터를 이용한 전방위적이고 지속적인 평가가 가능해지고 학습자의 현 상태에 대한 즉각적인 판별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AIEd를 이용한 시스템들이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들을 통해 새롭게 밝혀지는 지식들을 통해 수용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마지막으로 AIEd를 통한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학습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또한 좀 더 거시적으로 보자면 AIEd를 통해 다양한 이유로 (경제 상황, 능력 차이, 학습 스타일 차이 등) 벌어질 수 있는 학습 성취도의 차이를 줄이고 교사 전문성 강화나 교수 수급 등의 문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결론 부분은 표와 그림 등으로 잘 설명되어 있으니 따로 정리가 필요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p. 47과 p. 50-51 참조).


이슈는 하나일 수는 있지만 이를 보는 시선은 다 다를 수 있기에 교육학계 한 구석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정도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전 미생이라 대표성을 띌 수 없음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뭐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은 많이 없겠지만 전체 공개로 올립니다 (페북에서 전체 공개 글 쓰기는 처음인 듯. 친구 공개로 돌릴 수도;;;; 뭐 아무도 관심 없을 듯). 발 번역, 오타, 비문, 맞춤법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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