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 다니는 삶에서 벗어나, 일의 주도권을 되찾는 연습
<더 시너지, 자기다움에서 우리다움으로>의 초반부에서 나는 고든 맥도날드의 글을 빌려 ‘쫓겨 다니는 사람’의 특성에 대해 다루었다. 일과 시간을 주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들에 지배당하고 짓눌리며, 조급함 속에서 삶의 주도성을 놓치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그는 쫓겨 다니는 사람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오직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에만 만족감을 느낀다.
2. 성취를 표시하는 상징에 집착한다.
3. 보통 고삐 풀린 팽창욕에 사로잡혀 있다.
4. 온전한 인격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다.
5. 대인 관계 기술을 닦는 데 신경 쓰지 않는다.
6. 보통 경쟁심이 강하다.
7. 화산처럼 격렬한 분노를 품고 있다.
8. 대개 비정상적으로 바쁘고, 노는 것을 싫어하며, 영적 성찰을 피한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모니터 앞에 앉아 메일과 슬랙, 캘린더를 번갈아 체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의 분주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그 분주함은 내게 더 빨리 움직이라고 속도를 다그친다. 내가 고유한 생각으로 일을 발전시키기보다는, 그저 쏟아지는 일을 쳐내는 방향으로 압력을 행사한다.
우리가 일에서 소진감을 느낄 때는 단순히 일의 양이 많아서가 아니다. 그 일에 대한 주도권을 뺏긴 채,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보다 '겨우 쳐내기 바빴다'는 안도감으로 하루를 마감할 때 우리는 소진된다.
반대로 내가 일을 전체적으로 관장하고, 약간의 거리를 둔 상태에서 조망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단순히 일을 끝내는데 급급하기보다 일의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그것을 온전히 완성시킬 수 있다면 일에 대한 환멸과 소진감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때 비로소 자기답게 일을 해냈다는 기쁨이 찾아오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일의 근육이 단단해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전문성은 무의식적으로 일을 쳐내는 행위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일이 되어가는 과정을 점검하고, 나의 사유의 흐름을 일에 반영해 낼 때 느껴지는 효능감, 이러한 감각이 쌓여갈 때 전문성이 축적된다고 할 수 있겠다.
올해는 쫓겨 다니는 삶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길 소망한다. 새해에는 더 많은 것을 이루고자 애쓰기보다, 내 삶을 더 풍요롭게 가꾸고자 하는 태도가 갖추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