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운동기구 근력운동 8개월 후
운동하기에 좋은 계절은 없다
운동이라곤 하천 산책로 걷기밖에
몰랐던 내가 근력운동 예찬가가 되었다.
그리고 걷기는 운동이 아니란 것도 알았다.
동네 놀이터나 공원에 널려있는 육중한 쇳덩이들.
흔들면 끽끽 소리 날 거 같이 방치된 쇠덩이들.
작년까지만 해도 저런 운동기구는
어르신들이 드문드문 몸 푸는 기구인 줄 알았다.
나이가 젊거나 운동을 좀 한다하면
세련된 헬스장이나 필라테스를
해야 하는 줄 알고 필라테스도 했었다.
필라테스를 한 달 하면서 깨달은 건
'나는 필라테스랑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시간 산행 하는 게 120배 더 재밌었다.
운동은 산행 밖에 몰라서
매일 산에만 다니다가
공원 운동기구 근력운동으로 옮긴 계기가 있다.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에서
102세 할머니가
매일 놀이터 운동기구에서
근력운동을 하고
매 끼니 돼지고기를 잡수셨다.
PD가 물었다.
"할머니 아프신데 없어요?"
102세 할머니 왈,
"아픈데 없어."
유레카!
답은 단백질과 근력운동이다.
그 102세 할머니 영상에 자극받아
그때부터 근력운동 한지 8개월이 지났다.
운동기구를 한 바퀴 돌면
20분 정도 걸린다.
모든 운동기구를 다 하진 않고
시간 대비 효과가 좋은 것들
위주로 하고 있다.
지자체가 시민 건강을 위해 설치해 준
공원 운동기구 가격을 알고 놀랐다.
나는 매일 수천 만 원어치 운동기구를 공짜로 이용하는 셈이다.
사비로는 절대 구입 못하는 고가의 운동기구인데
여기저기 아무데나 널려있으니깐 귀한 줄 몰랐다.
한 운동기구에 올라타면 마음속으로 100회을 센다.
100회 해봤자 보통 3분 정도 걸린다.
그렇게 아침, 밤 하루 두 번
20분 정도 하고 오면
몸이 너무너무 개운하다.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고,
눈에도 힘이 들어간다.
하루에 근력운동 20분만 하면
병원에 갈 일이 확 줄거 같다.
나는 운동 나갈 때 혹시라도 핸드폰을 볼까봐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간다.
걸어가면서 핸드폰 보지 않기,
지하철, 버스 안에서 핸드폰 보지 않기도 실천중이다.
지하철에서 내 핸드폰은 안 보는데
남의 핸드폰을 TV보듯 시청하는 버릇이 생겼다.
본능적으로 눈이 그쪽으로 간다.
아침 일찍 공원에 운동 나가보면
그 시간대에 오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말은 안 섞지만 얼굴은 친숙하다.
어르신들 표정이 한결같이 무표정인데
유독 한 분만 표정이 엄청 밝다.
걷는 게 불편해서 보행기를 밀면서 오시는데
하루 중 만난 어르신 중 가장 표정이 밝았다.
비록 보행기에 의존해서 걷지만
이렇게라도 나다닐 수 있는 걸
감사한 마음이 얼굴에도 드러나는 듯 했다.
저 어르신도 아침 일찍 나와서 운동을 하시는데
사지 멀쩡한 젊은 내가 귀찮다는 이유로 운동을 쉬면 안 되지.
운동기구에 사람이 많을 때는
암묵적으로 운동기구 로테이션
하는 것도 재미있다.
5월부터 10월까지 하루에 두 번 운동하고
11월부터는 하루에 한 번 만 하고 있다.
겨울에는 추우니깐 운동을 쉬려고 했는데
막상 나가보니 그렇게 춥지 않았다.
운동기구 한 바퀴 돌고나면
남의 손으로 도수치료 30분 받는 것보다 더 개운하다.
이건 근본적인 치료가 되는 과정이다.
내 힘으로 버티고 힘줘야 내 근육이 된다.
운동은 한 번씩 입터질 때
식욕 참는 거에 비하면 너무 쉽다.
아무리 일상이 바빠도 모든 일을 멈추고
운동하러 나간다.
귀찮다고 미루다 보면 3일 내내
운동 못 나갈 때도 있다.
하루 두끼 밥 먹듯,
근육에게도 밥을 준다는 마음으로 한다.
젊었을 때 돈 저축도 중요하지만
근육 저축도 돈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근력운동 6개월이 되자,
웬만한 질병이 치유 되었다.
컴퓨터 작업할 때 허리 통증 때문에
힘들었는데 사라졌다.
1년 365일 양말을 신고 잤는데
여름에는 맨발로 잤다.
나는 말린어깨에 일자목을 가지고 있었다.
라운드숄더 탈출하기.
자세 교정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40대 중반에도 교정운동을 하니깐 교정이 된다.
내 친구도 내 어깨 펴진 걸 알아차렸다.
안 하면 다시 어깨가 말리니깐
매일매일 해줘야 한다.
작년 주식 투자로 돈은 잃었지만
라운드숄더 펴고 근육을 쌓았다.
이래저래 한 해 장사는 퉁친거 같다.
사계절을 오롯이 느끼면서
운동할 수 있는 건 축복이다.
봄에는 떨어지는 벚꽃 아래서
여름에는 찢어지는 매미 소리 속에서
가을에는 지는 단풍을 아쉬워하면서
겨울에는 새해를 재촉하는 청량한 까치 소리 속에서
운동하기에 좋은 계절이란 없다.
매일매일이 좋기 때문이다.
작년 초 무기력에서 빠져나와
살을 빼보겠다고 5월부터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3월부터 다이어트 하겠다고
깔짝깔짝 댔지만
평상시처럼 밥 두끼 먹고
산에만 다녀오면 살이 빠질 줄 알았다.
그런데 다이어트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었다.
철저한 식단 관리가 관건이었다.
탄수화물을 과감하게 줄였다.
아침에는 과일, 채소, 계란만 먹고
점심에는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저녁에는 다시 채소와 계란만 먹었다.
떡볶이, 라면, 치킨을 안 좋아해서
다이어트가 남들보다 쉬웠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한 번씩 입터질 때가 있는데
그때는 못 참고 먹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정신 차리고
긴 시간 단식에 들어갔다.
다이어트 한지 3개월이 지나자
처음 몸무게 52kg에서
48kg까지 내려갔다.
남들은 3개월에 10kg, 15kg 감량 하는데
나는 평균 체중에서 빼느라
드라마틱하게 빠지진 않았다.
근대 주변 사람들은 다 알아봤다.
현재 몸무게는 48~49kg 유지중이다.
작년에 구입한 옷이 48kg에 맞춰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다이어트가 일상이 됐다.
먹는 걸 지독하게 자제하는 중이다.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인바디 검사 받을 수 있어요.
나의 8개월치 성적표
12월에는 약속이 잦아서 다이어트를 많이 망쳤지만 선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