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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드러운 연유라떼 Apr 17. 2018

백팩, 만들지라(7)

하나. 사장이 말하는 가방 회사 창업

사업의 무게, 사업자등록 공부 


이번과 다음 글은 가방과는 잠시 동떨어진 사업자등록에 대한 이야기를 번외 편으로 진행해보려 한다. 여기서 다루는 이야기는 수많은 사업자등록 케이스 중  직접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느꼈던 나의 사례일 뿐이다.  각자 업종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적고 제안하는 방법이 여러분 모두에게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냥 그럴 수도 있겠군! 하고 참고로 읽어주면 좋겠다.


가방을 만들고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사업자등록에 대한 공부였다. 공부라고 해서 그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사업자로서 활동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꼭 한번 거치게 되는 관문이다. 사업자로 활동하기로 마음먹는다면 등록할 수 있으며 그 절차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물론 어려울 것 없다고 지금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지만 막상 등록하려고 준비할 단계에서는 쫄았었다. 


사업자등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대부분 사업을 처음 해보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왜냐면 다들 처음 하는 것이기에 잘 모르기도 하고,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만 워낙 업종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우에 가장 적합한 사업자등록 방법을 찾기도 사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말하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이론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각자의 사정에 딱 적용할 수 있는 1:1 맞춤 제안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쫄 필요 없고, 인터넷에 정리된 정보들을 봐도 모르겠고, 만사가 귀찮으신 분들은 그냥 집 근처 세무서와 구청을 서너 번 왔다 갔다 하면 어느새 전산상에 사업자로 등록되어있다. 그러니 신청 때문에 스트레스받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말자.


물론 바로 세무서로 직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사업자등록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과정으로 등록을 하고, 등록을 하고 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공부는 기본적으로 하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업자 등록을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하길 권한다. 


부드러운 연유라떼가 추천하는 사업자등록 일정 
1. 인터넷 검색
2. 사업자등록에 대한 공부 
3. 관련 서류 준비 
4. 결론은 사업자등록 신청이 먼저다.
5. 발급 

 본 방법은 원더백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불편했었던 점을 보완해서 제안하는 사업자등록방법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추천 방법이니 읽어보시고 본인의 상황과 맞지 않다면 이렇게 진행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저와 비슷한 방법으로 사업자등록을 준비 중이라면 제가 제안한 방법이 여러분의 황금 같은 시간을 줄여줄 일정이 되길 바랍니다. 




1. 인터넷 검색

검색엔진에 '사업자 등록하기'라고 검색하면 많은 사람들이 간략 절차에 대해서 잘 설명해두었다.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 두세 개 정도는 읽기를 권한다. 그래야 기관에 두 번 세 번 발걸음 하는 과정이 줄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5분만 투자해서 제발 인터넷 검색을 하길 바란다. 



2. 사업자등록에 대한 공부 

사업자등록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1. 세무서 가서 2. 신청서 쓰고 3. 제출하면 된다. 그게 끝이다. 

첫 날 세무소에서 가져온 신청서를 기반으로 용어공부한 흔적


A. 용어 공부

근데 그 신청서가 세상 헷갈리는 말로 되어있다. 그러니 먼저 용어 공부를 조금 하자. 업태, 업종, 주종목, 자가 면적, 허가 사업 여부, 사업자단위 과세 적용 여부 등 경영학 도라면 한두어 번 들어봄직한 용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업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런 용어들은 낯설다. 가서 하나하나 물어보고 하려면 사실 정신도 없고 잘못 등록이 될 수도 있으니 그런 용어에 대한 공부는 사전에 하고 가자! 



B. 사업자등록을 하고 나면 생기는 일

특히 처음 사회에 처음 나와 나처럼 바로 사업자등록을 하는 사람들은 필히 사업자등록이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알고 진행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적는다. 


하나. 사업자등록을 하면 기본적으로 사업자로서의 내 신분이 증명된다.  

   둘. 사업자등록을 하면 이미 사회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사업으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디려는 사람들에겐 세상 낯선 일들이 나도 모르게 발생한다. 나 같은 경우는 등록세 고지서가 시작이었다. 물론 이 세금이 부당하다 이런 말이 아니다. 사업자로 등록을 했으니 관련된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세무서에서 나눠주는 리플릿에는 부가가치세 신고에 대한 중요성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을 장려하는 정부에서 스타트업 상담해 준 사람들도, 주변에 기존 사업자로서 조언을 해준 사람들도, 아무도 부가가치세 이외의 다른 세금이나 고지서에 대한 말을 제대로 해준 사람은 없었다. 인터넷에도 이런 정보가 잘 없었고, 심지어 사업자등록을 담당해준 직원도, 세무서의 사업자등록 안내 리플릿에도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 몰랐었다. 내 탓이 아니다. 부당하다. 억울하다. 이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 혹은 안내자들에게 너무 일반적인 상식이었기에 말을 안 해줬을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사람에게는 그런 정보의 누락 조차도 당황스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그렇게 12월에 등록을 마치고 1월 어느 날 갑자기 등록세를 내라는 고지서를 받았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 등에서 돈을 내라는 청구서를 받게 된다. 물론 당장에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자라면 둘 다 연기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건강 보험 등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다. 그러니 그 사실 자체에 쫄거나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업자등록만 했을 뿐인데 뒤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혹시 처음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별것 아니지만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실에 대해 나라도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작은 외침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3. 관련 서류 준비 

업종에 따라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이 있다. 업종별로 필요한 제출 서류를 확인하고 사전에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그 당시 인터넷으로 공부한 내용을 기반으로 원더백 사업자 등록할 때 메모했던 내용과 서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가방을 만들어서 판매할 예정이다. >>> 제조업  

일단은 인터넷으로 팔 것이다.>>> 통신판매업 신고가 필요*****

기회가 된다면 외국에도 팔 것이다. >>> 무역업

사업자등록을 하자. >>> 사업자등록 




4. 결론은 사업자등록 신청이 먼저다.

나 같은 경우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위의 간단한 사항만 메모해서 세무서로 직행했었다. 모든 기입사항을 적고 작성한 사업자등록 신청서를 호기롭게 제출했지만 30초 만에 퇴짜를 맞았다.


세무서 직원은 인터넷에서 통신판매업을 하시려면 통신판매업 신고증이 필요한데, 관련서류가 없기 때문에 구청 가서 서류를 가져와야 한다고 단호하게 설명했다. 


세무서에서 일을 처리하려면 신고증이 필요하니 구청에 먼저 갔어야 했었나?라는 의문을 가지고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구청으로 갔다. 구청에서도 잘 몰라서 통신판매업 신고를 어디서 하냐고 물어보고 다닌 끝에 경제진흥과에서 발급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진흥과 직원은 말이 달랐다.



"통신판매업 신고는 사업자등록증 번호가 있어야 발급이 가능합니다. "

"통신판매업 신고는 사업자등록증 번호가 있어야 발급이 가능합니다. "

"통신판매업 신고는 사업자등록증 번호가 있어야 발급이 가능합니다. "



세무서랑 구청이랑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


구청 직원에게 세무서에서는 구청에서 먼저 통신판매업 신고증을 내와야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해준다 했다고 말했더니 세무서랑 구청이랑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며 세무서에 직접 항의 전화를 넣어주셨다. 유선상으로도 세무서는 통신판매업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결국 구청 직원의 친절한 설득으로 사업자등록이 먼저라고 인정해주었다. 아울러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려면 에스크로라는 것에도 가입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려면 사업자등록증 번호로 사업자 통장을 개설한 후에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나도 구청 직원 말을 다 듣고 나니 아무래도 사업자등록이 먼저인 듯했다. 합의되지 않은 구청과 세무서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편도 약 한 시간 거리를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른다. 혹시 세무서에서 통신판매업 신고가 먼저라고 서류를 요구하면 사업자등록이 먼저가 맞으니 나처럼 고생하는 분이 없길 바란다. 나 같은 경우, 등록하고 하루 만에 사업자등록증이 나왔다. 등록하면 나오는 건 금방이다. 나처럼 준비하지 않고 가면 두 번 세 번 관공서를 귀찮게 오고 가야 하니 필요한 관련 제출 자료를 준비해서 한번 만에 성공하길 바란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내 경험을 토대로 강력하게 주장하건대 통신판매업 신고와 사업자등록을 두고 우선순위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사업자등록이 먼저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이번 편은 사업자등록을 앞둔 초보 사장들에게 같은 길을 먼저 간 사람으로서 겪었던 일을 토대로 작성한 것일 뿐, 관공서 시스템의 문제를 비판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다. 나의 경험담이 사업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꼭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 백팩 만들지라 >는 가방회사 사장이 직접 쓰는 창업 다이어리 형식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이 글은 예쁘고 기능도 갖춘 만능 백팩이 없나 고민하다가 약 500명의 설문 조사와 제 아이디어를 접목해 직접 가방을 만들고 창업하게 된 이야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THEBAG 가방은 신월동에 있는 40년 경력의 전문가들의 손에서 만들어집니다. 첫 번째 펀딩과 그 이후에도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백팩, 1THEBAG 돌고래는 블랙 컬러로 와디즈에서 두 번째 펀딩 진행 중입니다. 


각이 제대로 살아 있는 1THEBAG 돌고래 


                                                                                                              1THEBAG 돌고래 블랙 펀딩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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