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드러운 연유라떼 Jun 18. 2018

백팩, 만들지라(10)

하나. 사장이 말하는 가방 회사 창업

이번 10편에서도 지난 9편에 이어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간략히 그동안 글이 뜸했던 작은 변명을 하자면 1인 사업장답게 바빴다. 2차 크라우드펀딩 끝나고 이제 숨 좀 쉴까 하는데, 생각보다 할 일이 꽤 산더미 같았다. 그래서 글 작성이 조금 느려졌다. 앞으로도 계속 출장 등으로 바쁜 날들이 예정되어있지만 더 이상 글을 미룰 수가 없어 지금이라도 이렇게 나머지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하는 가방


‘가방’이라는 물건은, 유치원 무렵부터 우리 손에 들려서, 어떤 형태든 우리 삶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하는 물건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백팩은, 캐리어와 같은 형태를 제외한 몸에 지니고 다니는 가방 중 가장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쓰는 형태이자, 무거운 물건을 몸에 가장 부담이 적은 방법으로 들 수 있고, 양손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정말 널리 쓰이는 가방 중 하나다. 하나의 스트랩을 이용해서 메는 숄더백이나 크로스백의 형태도 많이 쓰이지만, 무게가 집중되다 보니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적합하지 않고, 신체의 균형적인 측면에서도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단점이 있다. 또한, 양손이 자유롭긴 하지만 앞으로 엎드려는 동작을 할 때 가방도 앞으로 쏠리게 되면서, 백팩에 비해 그 자유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1THE           BAG
1           THEBAG
WONDER    BAG
WONDER  BACK


그래서, 원더백은 무언가를 담고 나르는 가방이라는 물건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백팩이라는 형태의 가방으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원더백은, 우리가, 그리고 백팩을 이용하시는 많은 분들이 기능적으로 불편하다고 여겼던 부분을 해소시켜줄 wonder bag이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훌륭한 wonder back을 구현하고 싶은 우리의 욕심이다. 1THEBAG은 가방이 단순히 무언가를 담고 나르는 도구에 그치지만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가방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동료이자, 여행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이자, 나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 이기도 하다. 적어도 원더백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방을 사용하는 여러분에게 가방을 넘어선, carrying solution을 제공하고 싶다.




두 번째 Solution, 보안 슬라이더


요즘 사람들 IT 기기를 참 많이 휴대하고 다닌다. 노트북은 기본으로 태블릿 PC, 휴대폰, 보조배터리 등 들고 다니는 전자 제품 가격을 대충이라도 더해보면 최소 50만 원은 거뜬하게 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이다. 모처럼 큰 마음먹고 산 전자기기를 가방 안에 두었다가 소매치기당한다면 그것만큼 빡치는 일도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3면 접근을 디자인하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가방보다 월등히 지퍼가 많을 수밖에 없는 3면 접근의 특성은 사용성에 있어는 강점이지만 보안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사냥감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래서 그 취약점을 보완한 장치를 하나 마련했다. 그 녀석은 바로 이름도 찬란한 보안 슬라이더.






디자인 당시는 물론 아직까지도 원더백만이 시도하고 있는 보안 슬라이더는 그 기능만 놓고 본다면 정말 간단한 장치다. 하지만 1THEBAG 돌고래에게는 정말 필요한 장치다. 보안 슬라이더 원리는 단추를 이용해 지퍼 개방에 한계를 두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지퍼 근처의 히든 손잡이에 걸어 락을 건 다음 단추로 마무리 지어주면 보안 슬라이더는 완성된다. 이 보안 슬라이더는 '절대 보안'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가방은 수시로 물건을 꺼내고 넣는다. 그래서 보안 등급을 절대 보안 수준으로 설정하게 되면 실제 생활할 때 매우 번거로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퍼가 많은 원더백 돌고래에게 보안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1THEBAG이 설정한 보안 등급은 <적정 보안>이다. 


도둑이 작정하고 가방을 털고자 하는 상황에서 보안 슬라이더가 잠겨 있다면 적어도 1~2초의 시간은 도둑의 손동작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도둑이 잠깐 동안의 시간이라도 머뭇거리게 된다면 가방의 주인이 수상한 그 낌새를 분명 눈치 차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도둑은 자신의 목표 달성에 실패하게 된다. 물론 작정하고 가방 자체를 들고 도망가버린다면, 그건 경찰 아저씨의 할아버지가 와도 가방과 가방 속 물건을 찾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가방을 사용자가 착장하고 있는 상태에서 가방 속 물건이 도난당할 위험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원더백이 추구하는 적정 보안의 수준이 바로 그 정도 수준이다.  그리고 보안 슬라이더 여닫는 것이 귀찮거나 귀중품이 별로 없어 굳이 사용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럼 그냥 히든 손잡이에 보안 슬라이더를 결착하지 않고 그냥 가방 모양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혹은 양자를 조화롭게 조합해서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입구는 보안 슬라이더를 열어두고 나머지 부분은 전부 락(lock)을 걸어 잠가 두는 것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사용자 본인의 생활과 사용 패턴에 맞는 설정이 가능하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보안의 듬직함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사용의 편의성을 제안하는 것, 그것이 원더백이 가방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여러분에게 드리는 두 번째 Solution,  보안 슬라이더다. 






< 백팩 만들지라 >는 가방회사 사장이 직접 쓰는 창업 다이어리 형식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이 글은 예쁘고 기능도 갖춘 만능 백팩이 없나 고민하다가 약 500명의 설문 조사와 제 아이디어를 접목해 직접 가방을 만들고 창업하게 된 이야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THEBAG 가방은 신월동에 있는 40년 경력의 전문가들의 손에서 만들어집니다. 첫 번째 펀딩과 그 이후에도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백팩, 1THEBAG 돌고래는 블랙 컬러로 와디즈에서 두 번째 펀딩을 도전했습니다.


각이 제대로 살아 있는 1THEBAG 돌고래 






작가의 이전글 백팩, 만들지라(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