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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유랑자 Aug 11. 2022

한국에서 자유석 사무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외국은 따라 하고 싶고… 권위는 지키고 싶고 하나만 하세요

오피스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외국계나 한국계나 할 것 없이 자유석으로 바꾸는 회사들이 늘었다 이름하여 “구글식”오피스를 지향하며 칸막이를 없애고 직급별 좌석도 없애고 심하면 직급도 없앤다 그런데 과연 이게 한국에 맞나? 하는 건 의문이다. 사실 포지션이 없어진다고 해도 결국 매니저급까진 없앨 수 없고 업무에 대한 결정권도 다르다. 무엇보다 칸막이를 없애고 좌석을 없애버려서 그냥 자리에 대한 프라이버시만 없어지고 높은 직급들의 사소한 감시만 늘었다.


언어는 생각을 지배한다고 영어도 존칭어가 존재하긴 하지만 우리처럼 반말과 존댓말이 심하지 않다. 게다가 CEO대한 충성도나 회사문화가 사라지지 않았는데 대뜸 프리데스크 도입을 한다고 회사가 과연 구글이 될까? 우선 해외에서 일한 경험을 적어보면 기본적으로 영어는 따로 존댓말이나 다나까 어를  필요 없으며 사장도 회장도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프리데스크가 빛을  하려면 책상에서 일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라운지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신입도 노트북을 쓰며 일할  있어야 하고 사장이 라운지로 들어온다고 일어나서 인사하지 않아야 한다. 해외에서는 라운지에서 금요일엔 맥주   마시면서 일하며 사장한테 Hi정도만 하면 된다. 내가 다녔던 젊음을 강조하던 회사 중에도 어느  윗선에서 부사장님이 들어오는데 고개만 까딱하며 누가 인사했다고 난리가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사회 전반에 아직도 나이가 남아있고 반말과 존댓말이 존재한다. 반대로 나이의 구분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없어지니 나이 어린 사람들이 나이  사람을 역차별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력서에 나이를 적지 않아도 되고 40대에도 새로운 일을 새로운 도전하기도 훨씬 쉽다 한국에서 이러한 문화가 없어지지 않은데 과연  효과가 실효성 있냐는 이야기다. 나의 신입이 소파에 누워서 고개만 까닥해도 화나지 않을 정도로 권위를 내리고 싶다면 40 신입이 원서를 내도 비웃지 않을  있다면 인정하겠다. 의전은 그대로 남은채로 좌석배치만 바꾸는 것은 대체 누굴 위한 발상인가


물론 그러려면 언어도 공식 언어를 영어로 해야 하고 정말로 격 없이 지내야 프리석의 기능을 할 것이다. 사장이 들어와도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눈인사만 해도 되는 문화가 된다면 어느 자리에 앉아서 일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프리 석보다 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건 영어식 이름을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인지 모르지만 유독 중국인과 한국인들만 영어 이름을 쓴다. 예전에 여행을 하다가 어떤 영국인마저 왜 중국인들이랑 한국인들은 영어 이름을 쓰냐며 궁금함을 가장한 빈정거림을 들은 적이 있다. 발음이 어렵다고 하기엔 우리보다 어려운 아랍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에서 나온 이름을 쓴다 특히 같은 아시아권 이어도 일본인들은 자기들 이름을 쓴다. 내가 스스로 영어 이름을 써도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은데 왜 한국에서 갑자기 글로벌화된다고 영어 이름을 써야 할까? 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스웨덴에서도 내 한국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발음을 못하면 가르쳐줬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불렀다. 영국 애들 이름 중에 매튜 같은 이름은 th를 다시 강조하며 말하는 영국인들을 보면서 자기네도 내 이름 정도는 제대로 발음해야 하지 않을까? 이상한 사대주의의 결정체다. 내가 어린시절 영어를 배울 때는 영어이름이 필수였고 성인이 되어서 영어학원을 다니니 영어이름을 만들라고 하였다. 대부분의 영어 선생님의 영어이름도 영미권에서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지을 법한 촌스러운 이름인대도 영어이름으로 인하여 뭔가 있어보인다고 생각하는게 웃겼다. 실제로 이런걸로 비웃는 서양애들도 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그들 이름 그대로 쓰지 않나? 영어이름이 뭐라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회사가 정말로 권위가 없고 창의적고 혁신적으고 싶다면  젊은 30대 임원만 기용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싹 다 내보내는 게 혁신이 아니라 30대 팀장과 50대 오퍼레이터가 함께 일하는 분위기가 먼저 아닐까? 어느 곳이든 특정 젠더나 연령만 모이면 물은 고이게 되어있다. 다양성은 꼭 젊은 사람에게 한정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화합을 이루며 나이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것이다. 그저 30대까지만 고용하고 영어식 이름을 쓴다고 혁신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혁신이 꼭 젊음에서 나온다는 것 역시 편견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성세대도 자기 자리를 양보할 생각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자 자리도 없고 칸막이도 없고 아무 데나 앉으면 혁신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전형적인 탁상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것이다. 게다가 근태 역시도 칼같이(심지어 출근만 칼같이) 지키길 바라면서 좌석만 바꾸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새는 많은 IT기업이나 대기업들이 자율출근제를 시행한다고 하나 해외에 비하면 그 수도 상당히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재택을 하는 회사가 70%이상이 되고 자율출근을 시행하는 회사가 일반적이고 임원에 대한 의전이 없을 때 그리고 나이나 성별에 대한 차별이 없을 때 프리석은 빛을 발한다 생각한다.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게 다는 아니다. 외국 흉내를 내느라 직원들만 불편 해 졌다. 그시간에 근무시간 줄여주는 연구나 하셨으면 회사가 훨씬 혁신적으로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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