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상담 일기

뜨개질하는 할머니

by Sunny

찾아가는 시니어 상담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만난 어르신은 쇼핑몰 화장실 입구 벤치에 앉아 계셨던 81세 박 할머니시다.


어르신께선 간식을 드시며 털실로 모자를 뜨고 계셨다.


할아버님과 두 분이 은평 뉴타운에 거주하고 계시다.

오전에 식사를 하고 나면 할아버님은 친구 분들 만나러 나가시고, 어르신께선 간식이나 도시락을 지참하고 복지관에서 운동을 하고 난 후, 공원이나 쇼핑센터 등에서 준비해 온 음식을 드신단다. 어르신께선 아니라고 하시지만 복지관의 저렴한 점심 식사 비용도 부담이 되시는 것 같았다.


복지관 가신 김에 다른 강의도 들으시길 권해 드렸더니, 얼마 전에 뜨개질 수업을 들었는데, 강사가 준비해온 재료를 사지 않아서 그런지 관심도 안 주고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아서 가기 싫어 그만두셨단다.

어르신은 집에 있던 헌 털실을 가져가셨나 보다.

아이들처럼 투정을 하시는 것에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그런 건 아니었을 거라고 말씀드리며 복지관의 운영 상황 등을 아는 데로 설명드렸다.

낡은 털실을 가져가신 어르신께서 오해를 단단히 하고 계셨던 것 같다. 나의 말씀을 들으신 후 웃으시며, 오해를 했네 하신다. 뜨게 수업을 다시 들을 지도 생각해 보시겠단다.


어르신께선 아들 자랑에 말씀에 힘이 들어가신다.

의사인 큰 아들이 며느리와 아프리카에 의료봉사를 가서 좋은 일은 하고 있는데 고생이 심한 것 같단다. 그래서 연금으로 생활하고 계시면서도 한 푼이라도 아껴서 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유일 한 바람이고 낙이라고 뿌듯해하신다.


어르신께선 식비를 아끼느라 도시락이나 간단한 간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당신이 좋아하는 뜨개 질마저도 새 실을 사지 않고 헌 실을 재 활용하면서 돈을 아끼고 계셨던 것이었다. 아들에게 보내주려고.


어머님의 사랑은 끝이 없는가 보다. 팔순이 넘으셨는데도 당신에게는 궁색한 생활을 하면서도 아들에게는 조금 더 주려고 아끼는 모습이 감동을 주신다.


복지관을 이용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 중엔 어르신처럼 사소한 일로 오해를 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복지관 강의 운영 방법에 대해서도 오해가 없게 안내를 해 드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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