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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천사 종관쌤 Mar 03. 2024

선생님의 3월,
애쓰고 애쓴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새 학기를 준비하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띄우는 편지- 


나에게 띄우는 편지-1          

“애쓰고 애쓴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모두 내 안에 남아 있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교사성장학교 -     

3월, 봄입니다.

아직 먼 산자락엔 눈이 남아 있지만 따사로운 햇살이 봄의 시작을 알립니다.

겨울을 뚫고 하나둘 삐져나온 매화 꽃망울과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고개를 내미는 잎사귀는 수줍게 봄소식을 전합니다.

시나브로 다가온 봄처럼 내일이면 아이들도 우리 곁으로 다가오겠지요. 

선생님들은 3월이 다가오면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첫 수업은 어떻게 할까?’

선생님들은 교실을 가득 메울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기대하며 2월 한 달을 ‘새 학년 새 학기 준비기간’으로 보냅니다.

새로운 수업에 도전하고 싶은 선생님은 쉴 틈 없이 연수를 들으며 수업 준비를 합니다. 

교과서에 없는 자료를 찾아 수업 시간에 활용할 학습지를 만들고 평가 계획을 수립합니다.

담임 선생님들은 교실을 청소하고 정리하면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진심으로 열심히 준비한 것 같지만 돌아서면 부족한 점이 보여서 불안감에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내가 뭘 빠트렸을까? 다 준비했나?’

3월 4일.

개학을 하면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게 지나가겠지요.

2월 한 달 동안 선생님들의 애씀은 보이지 않고 빠트리고 부족한 점만 눈에 들어올 수도 있겠지요. 우리는 모두 그렇게 3월을 맞이할 겁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교실에서 선생님으로 서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학교의 행정 업무를 처리하고 수업을 준비하고 또 학생들과 상담도 합니다. 

때론 나의 애씀과 수고가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밤새 수업을 준비해서 교실에 들어갔는데 수업을 방해하는 몇몇 학생들 때문에 준비한 수업을 못할 때도 많습니다.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기획한 교육활동을 관리자가 허락해 주지 않아 좌절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들 때문에 교사를 그만두기도 하지요.

2024년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여느 해처럼 나의 애씀이 사라진 것 같아 속상하고 고단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개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인아 작가는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에서 “애쓰고 애쓴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모두 내 안에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진심과 열심 그리고 성실이 촌스러워진 요즘,

갑자기 다가온 위로 같은 말입니다.

2월 한 달 동안 전국의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애쓰고 애쓴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선생님이 애쓴 시간의 가치는 그 누구도 아닌 선생님에게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3월 첫 주가 지나면 첫 만남의 어색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교실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할 것입니다. 그 웃음소리에 선생님들은 또 힘을 얻고 하루하루를 애쓰며 살아가겠지요. 

봄이 시나브로 우리 곁에 온 것처럼 선생님의 삶으로 들어온 아이들과 행복한 한 해 보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애쓰고 애써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 선생님,

오늘은 마음 편히 주무세요.

그 애씀을 선생님은 알고 있잖아요.     

#교사성장학교 #역사교사 #선생님의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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