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리 인상여파로 부동산 침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형 아파트,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필요 없는 소형 평수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고금리 시대에 이자 부담이 적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작년 서울 소형 아파트매매 전체의 55%
한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가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총 1만 4383건 가운데 전용면적 60㎡ 이하의 아파트 매매는 7947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에서 소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55.3%로,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1~11월 기준)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전용면적 60㎡이하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74.5%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금천구 71.8%, 노원구 70.3%, 구로구 69.2%, 종로구와 중랑구 69.1%, 중구 64.2%, 영등포구 60.0%, 동대문구 58.1%, 동작구 57.5% 등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출 이자 상환 부담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소형 저가 아파트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 시장 주도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매에서도 소형 아파트, 오피스텔 인기
경매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국면에 진입했던 지난해 하반기 경매시장에서 오피스텔은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낙찰가율(매각가율)이 지속적으로 100% 안팎을 기록해왔다. 낙찰가율(매각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경매시장에서 지난해 7월 100.02%였던 오피스텔의 낙찰가율은 같은해 8월 97.01%로 소폭 감소했으나 10월에 101.87%, 지난달에는 98.1%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경매 수요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존 경매시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었던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점점 낙찰가율이 하락하더니 지난해 7월 97.55%까지 유지하던 낙찰가율이 지난달 77.2%까지 하락했다.
소형평수 선호 현상은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목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지는 가운데, 월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비싼 중대형 평수보단 부담이 적은 소형평수 월세에 대한 선호가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 269만8610건 중 월세는 139만9201건으로 전체의 51.8%를 차지했다. 2015~2021년 40%대 초반에 머물던 월세 비중은 2022년에 들어 급격하게 올라 2010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서울은 월세 비중이 53.6%로 수도권 내에서 가장 높았고 뒤이어 경기는 49.7%, 인천 45.7%를 기록했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인구 고령화 진행으로 1~2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어 향후 주택시장에서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주된 세력으로 부각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