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발표할 주택공급활성화 대책 앞두고
정부가 추석 전에 발표할 생활숙박시설(생숙), 오피스텔 규제 완화와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앞두고 부동산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생활(형)숙박시설은 규제의 핵심인 용도변경 허가와 이행강제금 소급 적용이,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에는 기대됐던 소형 오피스텔 등의 주택수 배제 방안이 빠질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네이버 부동산 카페 등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핵심은 건드리지 않은 채 변죽만 울린 정책이라며 비아파트 시장 회복의 궁극적 해법인 시장 신뢰회복과 수요촉진 없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유동성 공급이라는 반쪽짜리 대책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추석 전 생활숙박시설의 이행강제금 부담 경감과 준주거 인정 여부 등과 관련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생활숙박시설은 주거목적으로 쓸 경우 10월 14일까지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매년 공시가격의 1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생활숙박시설은 취사와 세탁이 가능한 숙박시설로,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대출이 최대 80~90%까지 가능해 2018년 이후 매년 10만실이 공급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2021년 5월 국토교통부가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활숙박시설의 주거사용을 금지하면서 불거졌다.
2년여 간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10월까지 용도변경을 끝내야 하는데 이미 지어진 생활숙박시설은 주차장, 통신실, 지구단위계획 등을 오피스텔 조건에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소유자들은 생활숙박시설을 준주택으로 인정하거나, 건축법 시행령 개정 전 생활숙박시설까지 이행강제금을 소급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생활숙박시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전부 합법화하는 것도 잘못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 '버티면 되더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기 위해 원칙을 갖고 제도를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국토부가 내놓을 대책과 관련해 매년 부과하도록 명시한 이행강제금 부과 원칙만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문제는 이행강제금이 단 10원이라도 부과되면 ‘불법건축물’로 낙인찍혀 금융권의 대출회수가 들어온다는 점이며 수분양자 입장에선 수억~수십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용불량자가 되고, 매매와 임대거래에도 문제가 생겨 시장이 망가질 우려가 크다.
서울 청량리에 위치한 한 생활숙박시설 소유자는 정부가 2014년~2020년까지 생활숙박시설을 주거시설이라고 정의했다.
건설사도, 대출해준 금융권도, 분양받는 사람들도 다 주택으로 알았고, 전입신고도 문제없이 다 받아줬는데 이제 와서 2021년 전 분양한 생활숙박시설까지 제도를 소급적용하겠다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생활숙박시설 소유자도 생활숙박시설을 잘못 홍보하고 허가한 국토부, 지자체, 시공사, 시행사에는 책임을 묻지 않고 착실하게 세금을 내온 전국의 50만 이상 생활숙박시설 소유자만 신용불량자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냐며 국토부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대통령 공약사항이던 전용 85㎡ 미만 소형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주택수에서 제외하고, 종합부동산세에 합산하는 것을 배제하는 방안을 담은 비아파트 규제 완화가 이번 공급 활성화 대책에 담기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여론도 나오고 있다.
앞서 원 장관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도 주거사다리로 쓰일 수 있다"며 관련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가 돌연 "'세금을 깎아줄테니 집을 사라' 등 다주택자가 집을 대거 사도록 하는 정책을 내면 안된다"며 입장을 바꿨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오피스텔은 실수요 목적이 매우 드문 투자상품인데 수익형 부동산에 다주택자 투자 진입을 막겠다는 것은 수요를 말살하겠다는 의미인데 어떤 건설사가 '수요 없는 공급'을 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 촉진 없는 PF유동성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1~2인가구는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오피스텔 공급 없이 소형 아파트와 빌라만으로 감당이 가능하겠냐"면서 "결국 기존 오피스텔 임대료는 치솟고, 청년층의 주거사다리는 더 약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