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이 내 집 앞마당, '팍세권'을 아시나요?

실수요 주도 주택 시장 '팍세권' 단지 큰 인기

주택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공원을 내 집 앞마당처럼 누리는 '팍세권' 단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입주민들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탁 트인 녹지 조망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과거 부동산 상승기 때는 아파트 등이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 형식의 청약이 성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수요 위주의 청약이 많은 편이어서 교통, 문화, 자연 등의 입지적 장점을 모두 갖춘 단지만이 살아남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원을 낀 '팍세권'을 누릴 수 있는 단지들의 공급 계획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세권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이른바 '팍세권’ 아파트란 ‘공원(Park)’과 아파트와의 반경 거리를 의미하는 '세권'의 합성어로 단지가 대규모 공원과 어우러져 조성되거나, 공원과 바로 연접해 공원을 내 집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는 단지를 뜻하는 신조어다.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며 주거에 있어 ‘쾌적성’이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아파트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선택 기준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학군, 교통망, 직주근접 등이 아파트 가치를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대형 공원 등을 접한 팍세권 등 쾌적한 주거환경이 주목받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팍세권'이 강세를 보였다.


데이터 기반 리서치 기업 '메타서베이'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주거용 아파트 선호 조건 조사에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사항은 인근 환경인 것으로 파악됐다.


10~60대 남녀 총 200명을 대상으로 '주거할 아파트를 선택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부분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주변 인프라'가 26.1%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가격(21.8%) △브랜드(20.7%) △집 내부 또는 단지 시설(18.1%) △지역(13.3%) 순이었다.


'동일한 가격의 아파트라면 어느 곳을 매매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공원 등 녹지공간이 갖춰진 아파트'가 35.1%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진 조사에서도 학군보다 인프라와 관련된 항목을 선택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사업본부가 2025년 1월 발표한 ‘공원 이용 현황과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8%가 주거지 선택 시 공원과 산책로를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는 전통적인 선호 요인이던 교육환경의 응답 비율(60%)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이러한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주거지 선택 기준으로 공원 등 친환경을 갖춘 쾌적성을 중시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KB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서도 은퇴 전 가구가 가장 살고 싶은 주거여건으로 ‘공원·자연환경 조성이 우수한 곳’ 이 전체의 50.8%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자연 친화적 공간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 따르면 도심 속 공원과 녹지는 단순한 힐링 요소를 넘어 건강·환경·자산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팍세권 등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기업체, 오피스, 사무실 등 업무공간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공원, 숲의 치유효과 등이 부각되면서 쾌적한 환경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사실이 계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팍세권 단지는 공원을 곁에 두고 힐링 라이프를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선호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쾌적한 자연환경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더 확산되면서 주거는 물론 업무공간에서도 자연환경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팍세권에 대한 수요자들의 니즈가 강해지면서 기업들도 근로자들을 위한 쾌적한 근무환경 갖추기에 발 벗고 나서는 추세다. 근로자들의 복지 향상과 업무환경을 개선시키려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 업무공간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상이변으로 인해 길어진 여름철 고온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원·산지가 부족한 서울 등 수도권에서 녹지 프리미엄이 강하게 나타났는데 지방 대비 공원·산지가 부족해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연히 분양시장에서 '팍세권’ 신축 아파트가 인기다.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래미안원페를라’는 26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635명이 몰리며 151.62대 1이라는 상반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인근 서리풀공원이 위치해 ‘공세권 단지’로 주목받았다.


같은 해 5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공급한 ‘동탄포레파크자연앤푸르지오’도 63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 3547명이 청약을 넣으며 68.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흥행 요인으로 동탄호수공원 등 대형 녹지가 지목됐다.


매매시장에서도 쾌적성을 갖춘 단지는 1년 새 억대 웃돈이 붙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8월 6억3500만 원에 손바뀜했다. 이는 1년 새(15억3500만 원) 1억 원이 오른 것이다. 해당 단지 인근에는 혜령공원, 사색공원 등이 자리한다.


향후에도 수도권 주거 수요자들 사이에서 팍세권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도심 속 녹지의 경우 단순한 집 주변의 요소가 아니라 시민 건강·정서 안정·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인프라로 거듭나고 있으며 대형 공원과 인접한 단지의 경우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가격과 청약 및 분양 성적에 차별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쾌적한 주거여건을 가진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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