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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백수 Sep 30. 2015

#8 일본

백수의 하루는 오후 3시에 시작된다

 우리나라와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매우 가까이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많은 침략의 역사와 현재도 영토 분쟁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우리나라와 갈등을 겪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꾸준히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나라다.


젊은 층 실업자 수 추이(만명)

 근거 없는 통계 자료 줏어 오기 전문가 이백수(27세, 가명, 무직) 씨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일본의 젊은 층(15~39세 사이) 실업자 수는 2014년에 76만 명이었다고 한다. 일본 전체 인구가 약 1억 2천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보다 많이 적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일본에서는 '니트족'이라는 말을 쓴다.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는 교육이나 고용, 훈련 상태에 있지 않은 인구, 쉽게 말하면 실업자이면서도 교육이나 훈련을 받고 있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언급되는 '캥거루족'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프리터족'이라는 말도 있다. 자유를 뜻하는 'Free'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을 뜻하는 'Arbeiter'의 합성어로, 제대로 된 회사에 취직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뜻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최저임금이 제법 높기(지역마다 다르지만 시급이 약 9000원 정도 된다) 때문에 아르바이트만으로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것이다. 그들은  힘들게 취직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벌고 인생을 즐기며 살아간다.


 그런데 이 프리터가 '실업자'의 통계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 역시나 어디선가 줏어 온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프리터 족의 수는 179만 명이라고 한다. 이걸 실업자 수와 더해보면 250만이 넘어간다. 이제는 결코 적은 수라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물론 프리터를 백수로 보아야 하느냐 하는 건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르바이트만 하는 사람을 '직장인'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렇게 일본의 백수에 대해 소개하는 이유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무태'라는 격언 때문이다. 필자는 일본에서의 취직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백수들을 적으로 생각한다. 라기보다 사실, 적이 있어야 싸울 맛이 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백수들의 우월성을 일본의 백수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 '우월함'의 기준이 모호하지만, '대한민국 백수들은 평균 토익 점수가 800점이다(일절 근거 없음).'라거나, '대한민국 백수들은 평균 3개 국어를 구사한다(경상도 사투리, 표준어, 한국말).'라거나, '대한민국 남자 백수의 외모는 평균 원빈이다(아쉽지만 근거 없음).'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백수들에게 부탁을 하나 하겠다. 토익 점수가 800이 안 되거나, 3개 국어를 구사하지 못 하거나, 얼굴이 못생긴 백수는 어서 빨리 취직해주길 바란다.



인생을 시니컬하게 바라본 백수의 이야기.

40만 백수가 공감한 '백수의 하루는 오후 3시에 시작된다' 절찬리 연재중!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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