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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국적 소녀 Dec 03. 2023

업무 시작 3일차에 출장을 가다

첫 출장 소회기




업무 시작을 앞둔 그 주의 월요일,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매니저: 잠깐 지금 통화 돼?


그렇게 짧은 콜을 하게 됐는데, 매니저가 조금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매니저: 네가 목요일에 업무 시작하게 되잖아. 근데 우리가 다음주 월요일부터 아틀란타랑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출장을 가야할 거 같아. 지금 그린빌 (Greenvile) 행 비행기 예약할 수 있어?


나: 그렇구나. 무슨 출장인데?


매니저: 우리가 작년에 인수한 비즈니스가 거기 있는데, 다른 Finance Leader들이 이번에 방문하는 김에 우리도 같이 가기로 했어. 이번달 말에 중장기 비전 보고가 있는데 그거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나: 오키, 알겠어!





이후 이 비즈니스가 어떤 비즈니스인지 등 매니저의 설명이 약 20분 정도 이어졌다. 전화를 끊고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South Carolina) 그린빌 행 비행기표를 끊으며 조금은 긴장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며 첫출근을 기다렸다.



그렇게 업무 시작 3일차에 나는 시카고에서 사우스 캐롤라이나 & 조지아 주 일대로 5일간의 출장을 가게 되었다. 출장의 목적은 주로 우리 회사가 작년에 인수한 비즈니스를 한번 직접 눈으로 보고 해당 리더십들을 만나서 소개하는 Introduction 출장이었기에 그렇게 많은 부담이 되진 않았다.



그래도 미국회사에서 처음으로 출장을 가게 된 소회를 한번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1. 미국이란 나라.. 참 크구나?


우리 회사의 본사는 일리노이 시카고 (Chicago)에 있다. 미국의 중부에 해당한다. 우리회사는 설립 이후 수많은 인수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 왔는데, 작년에 인수한 이 비즈니스도 그 중 하나였다. (이 비즈니스는 다른 인수 건에 비해 굉장히 작은 사이즈) Southeast 즉 남동부 쪽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비즈니스를 산 것이었다. 


'미국이 참 크구나' 느낀 부분: 비즈니스를 방문하는 것만도 비행기로 1-2시간 걸리기 때문에 내 담당 비즈니스여도 1년에 1-2번 정도밖에 방문하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해당 비즈니스는 2개 주에 걸쳐서 그 footprint 가 있어서 다 방문하는 것만해도 5일이 걸렸다. 




2. 이런 비즈니스가 이런 규모로 존재하다니?


내가 회사에 입사할 때만 해도 보트/엔진을 제조하는 회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인수한 비즈니스는 '마리나' 비즈니스였다. 우리나라도 3면이 바다이기에 레저 보트 영역이 앞으로 클거라고 예상하지만, 미국은 전세계 레저보트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이 분야에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매우높다.


아무래도 시장이 크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비즈니스가 큰 규모로 working 할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마리나의 보트 스토리지 ( 보트를 보관해주고 대여료를 받는다)
마리나의 보트 렌탈 (몇 일씩 렌트해주고 비용을 받는다)
마리나 전반적인 풍경 (이런 곳을 5-6개 다녔다)



3. 개개인에게 많은 책임과 권한을 주는 문화


내가 아무리 중고 신입이고 들어온지 3일 밖에 안됐어도, 나는 이 비즈니스에 대해 책임감을 가진 하나의 담당자로 대해주는 문화가 새로웠다. 책임과 권한을 크게 맡기고 그에 대한 결과물도 개인에게 기대하는 Performance-oriented 방식의 일 문화랄까. 


이 출장이 끝나고 몇 주 뒤 나는 이 비즈니스의 3개년 전략플랜을 짜서 사장보고를 하게 되었는데, 물론 혼자만의 일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큰 책임이 주어졌고 내가 많은 인풋을 넣을 수 있게 모두가 나를 account 하는게 느껴졌다. 내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거의 내쫓길 분위기..


이런 미국의 Bring your value to the table (네 가치를 증명해라) 문화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른 글을 통해서도 더 밝힐 예정이다.



이상 중고신입의 첫 출장 소회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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