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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동별곡 Dec 06. 2018

‘ㅅㅅㅇㅅ(성수옥수)’ 작업일지*

[마을문화잡지] 여름부터 겨울까지, 우리의 마을 노선도

‘ㅅㅅㅇㅅ(성수옥수)’는 성수동과 옥수동의 문화 자원을 찾아내 소개하고, ‘성동별곡’ 프로젝트와 참여자들의 여정을 기록하기 위한 마을 문화 잡지다. 2018년 6월의  여름 입구에서 10인의 잡지 편집 팀이 모였고, 첫 컨셉 회의를 시작했다. 이후 매주 화요일 정기적으로 만나며 어떤 잡지를 만들면 좋을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고, 쌀쌀하지만 아직 양지에서 온기가 감도는 11월에 마침내 잡지 ‘ㅅㅅㅇㅅ’가 탄생했다. 6개월 동안 150페이지가 넘는 든든한 잡지를 만든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마을 문화 잡지 ‘ㅅㅅㅇㅅ’ 의 내밀한 이야기가 그 답이 될 것 같다.


마을문화잡지 ‘ㅅㅅㅇㅅ’(성수옥수) 표지





6월의 이야기
어떤 잡지를 만들어야 할까?



‘ㅅㅅㅇㅅ’ 10인, 처음으로 모이다


지역 활동가 이성일, 리버블 디자인 스튜디오의 디자이너 강민경, 공동육아 모임 ‘용감한 엄마들’의 대표 곽설미, 사진작가 서민홍, 오매갤러리 대표 서수아, 동양화가 신희섭, 오마이뉴스 게릴라 기자 원동업, 하브루타 독서 지도자 이미경, 동시 작가 이희선, 일러스트레이터 최제희. 마을 문화 잡지를 만들기 위해 10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잡지 컨셉 회의가 시작되었다. 어떤 잡지를 만들면 좋을까? 지역과 사람에 대한 평범한 취재물이나 소개 글은 지양하고, 지역의 사회와 문화를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는 소재를 매개로 ‘우리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그렇다면 결국 ‘사람’을 어떻게 담아낼지가 잡지의 중요한 목표가 된다. ‘~하는 사람.’ 성수동과 옥수동의 공간을 터전으로 삼은, ‘형용사적인’ 사람들의 생생하게 움직이는 삶을 담기로 했다.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어줄 소재를 찾기 위해 옥수동과 성수동의 이미지를 모아보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낙점된 소재는 옥수동과 성수동을 모두 달리는 ‘마을버스 13번.’ 버스 노선도를 중심으로 지역의 핵심 장소와 즐길 거리, 볼거리, 주민들의 이야기를 풀어 가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림과 사진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이미지가 가진 힘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로 했다.  


‘우리 동네’인 성수동과 옥수동에서 의미 있는 문화 예술 활동을 펼쳐보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쓰는 문화의 노래, ‘성동별곡(城東別曲)’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분명히 잡는 과정도 필요했다. ‘성동별곡’에는 마을 문화 잡지 편집팀뿐만 아니라 ‘마을 탐사 프로젝트’와 ‘공동 창작 프로젝트’ 팀들도 참여하고 있었다. 각자의 개성이 있지만, 합창을 위해서는 지휘자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성동별곡’을 하나의 브랜드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옥수동을 지나가는 3호선의 주황색과 성수동을 지나가는 2호선의 초록색이 대표색이 되었고,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하기로 결정되었다.


'성동별곡' 프로젝트 브랜드 이미지




우리는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마을버스 13번’의 컨셉이 조금 더 구체화되었다. 잡지의 구성을 크게 두 개로 나누어 1부는 13번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15개의 정거장 중 핵심 정거장을 중심으로 연결된 동네의 아지트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2부는 마을버스의 ‘친근함’과 ‘연결’이라는 특징을 살려 삶과 문화 예술을 연결하고자 하는 성동별곡 프로젝트의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카테고리는 공간, 단체, 문화 활동 등 다양하게 다루더라도, 결국 가장 중요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마음을 모았다. 이야기를 할 때는 성동구의 ‘도시재생’의 명과 암을 참여자들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리되, 어설픈 조언과 막연한 희망은 지양하기로 했다.


컨셉은 잡혔으니, 본격적으로 잡지에 실릴 내용을 구상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 마을버스 13번의 노선을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과의 인터뷰, 옥수동의 카페 또는 책방 주인과의 인터뷰, 오래된 절 미타사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마을버스의 노선도와 관련된 장소와 인물 선정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결국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잡지의 컨셉이 ‘마을버스 13번’이라면, 진짜 13번 버스를 타러 가야 했다.



마을버스 13번과 닮은 잡지, ‘ㅅㅅㅇㅅ’


‘마을버스 13번’은 지역 주민들의 발이 되어 주는 친근한 대중교통이다. 13번 버스를 타고 성수역부터 옥수역까지 전 노선을 직접 돌아본 뒤, 팀원들은 이 마을버스가 성수역과 옥수역을 연결하는 매개, 나아가 주민의 삶과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잡지의 큰 부분은 팀원들의 시각으로 재해석된 마을 노선 중심의 지역 이야기를 넣기로 했다. 나머지는 성동별곡 참여자들의 내밀한 기록을 통해 앞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기로 했다.




마을 문화 잡지 ‘ㅅㅅㅇㅅ(성수옥수)’  회의 현장 스케치




에디터  임규리

편   집  손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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