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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Oct 24. 2023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04.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의 위로





< 나 자신을 사랑하라 >

많이 들어본 말이죠. 근데 유독 안 되는 날이 있습니다.

저에겐 그것이 오늘이었어요. 무엇을 해도 안 되는 것만 같고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고 혹은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나는 저 아랫바닥에 붙어있다며 징징 울기만 했습니다.


저의 오늘은 마치 누룽지 같았어요 긁어내도 긁어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강력한 누룽지요. 솥에 달라붙어 꿈쩍도 하지 않는 듯한 감정이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내어도 떨쳐내어지지가 않았죠.


이미지 출처 : 블루스카이 ritzdays.net


저에겐 친구가 있습니다 임의로 그 친구를 '레인'이라고 부를게요. 

제 친구 레인은 저와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저는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고 제 친구인 레인 또한 마찬가지이죠.

저희 둘은 오늘 썩 기분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둘이서 대화를 시작했죠.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서로 격려를 해주며 서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믿음을 주고받으며 가슴속 찰싹 달라붙은 누룽지를 물에 녹여 걷어냈습니다. 

서로에게 유자차를 쥐어주고, 남은 한 해도 무사히 건너가자며 서로의 그저 말뿐 일 수도 있는 따뜻한 한 마디씩에 위로받고 위로하며 서로를 지켰습니다. 덕분에 전 오늘 하루를 무사히 버텨냈습니다.

레인이 제게 그러더라고요 

"요즘 나무가 참 가을 그 자체예요. 예쁜 나무 예쁜 하늘과 함께 유자차를 곁들여 드세요."

요즈음 바쁘게 살고 겨울이 다가와 해가 빨리 진다는 이유로 퇴근 이후 하늘을 자주 보지 않았는데 친구의 한마디에 오래간만에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구름이 어렴풋 떠있고 달은 반달보다 살짝 배불러있으며 나무는 친구말대로 가을 그 자체였죠.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독자님들의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기분 나쁜 일이 있지는 않으셨나요? 혹시나 문제가 생기진 않았나요?
너무 우울해하지 말고 따뜻한 유자차 한 잔과 함께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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