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고 싶은 엄마 아들은 대문자 T (페니드정 복용 기록)
20250301 DAY48 오후 4시 1알 복용
지쳐가고 있었다. 이사와 정리, 후 하루 종일 함께하는 아이와의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까, 학기 초에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과 불안이 나를 감싸오고 있었다. 절에 가야겠다. 잠시 기대어 의지할 곳이 필요한가 보다. 신랑에게 오늘 나는 절에 가야겠다고 선포하고 낙산사에 갔다.
오랜만에 절에 오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대웅전에서 절을 하면서 마음으로 빌고 있었다.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게, 아이들을 단단하게 키울 수 있게' 하는데 갑자기 울컥하고 눈물이 올라왔다. 울컥 올라온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눈물이, 자꾸만 눈물이 났다. 아이들이 있어서 뒤로 삼키려고 해도 자꾸만 눈물이 울컥울컥 하고 올라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MBTI 질문이 한창 유행일 때가 있었다.
"엄마가 속상해서 빵을 샀어."
질문을 아이에게 하고 아이의 반응으로 아이가 T인지 F인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무슨 빵?'이라고 묻는 아이는 T, '왜 속상해?'라고 묻는 아이는 F라는 것인데 안 해봐도 알 것 같기는 했지만 나도 해보기는 했다. 아이는.............. 엄마의 말에 대꾸도 안 했다. 그때 당시에는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아이가 아기였을 때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할 때가 있었는데 내심 아이가 내 눈물을 닦아주고 나를 꼭 안아줄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이는 멀뚱멀뚱 나를 보고 말고는(안 봤을지도 모르겠다.) 자기가 할 일을 그냥 계속했다. 혹시 애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가 자폐는 아닐까 고민의 순간들이었다. 시간이 지나서는 그냥 성격이려니 너무 무심한 아이려니 하고 말기도 하고 정말 엄마의 눈물에 반응하는 아이가 몇 명이나 될까 라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아이는 내 눈물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었다. 지겨워서 아빠에게 기대고 신랑이 엄마가 속상한가 봐라고 말해도 아이는 들은 둥 만 둥이었다. 그런데 둘째는 달랐다. 둘째는 울고 있는 내 주위를 맴돌며 나를 살피더니 내게 기대어 나를 안아주었다. 내게 기댄 아이의 온기에 따뜻하면서도 아들의 반응에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기질이란, 성격이란, ADHD란
아이의 무심함은 비단 엄마에게만 한정되어 있지는 않다. 사실 아이의 무심함(특히 사람에 대한 무심함)은 아기였을 때부터 느껴왔다. 아이는 눈을 잘 마주치거나 사람의 반응이 중요하지 않았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 하고 있는 것에 더 집중했다. 그래서 엄마가 자리를 잠깐 비우거나 해도 잘 찾지 않았다.(그래서 애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본인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 - 백일부터 키워주신 이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 등 - 에도 마찬가지였다. 헤어질 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매달리는 일도 없었고, 이모님이 보고 싶다는 말도 한 적이 없었다. 기관에 다니면서도 특별히 같이 노는 친구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냥 그러려니 했던 이런 모습들이 둘째를 낳고 보니 훨씬 비교되는 모습으로 보인다.
기질이나 성격일까?
ADHD 때문일까?
모든 모습을 ADHD와 연관 지을 수는 없지만 그래서는 안되지만 아이가 ADHD라는 진단을 받은 이후부터 아이의 모든 모습은 ADHD와 관련이 있는 것만 같다. 단순히 무심한 성격일 수도 있는데 사회성 부족이라는 이름으로 걱정하고 ADHD라서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냥 있는 그대로 아이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