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다

세 번째 제주 한달살기 1일차_2026. 1. 12. (월)

by 풀잎소리

2025년 11월 28일 금요일 오전 6시 3분, 엄마는 숨을 더 잇지 못했다.

일곱 남매 중 여섯 명의 자식과 사위, 며느리들이 엄마의 임종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엄마의 손을 잡고 몇 번을 반복해서 말했다. “엄마, 일어나요.” “눈 좀 떠봐요.”

그때 엄마의 눈꺼풀이 아주 잠깐 움직였다. 지켜보던 우리는 모두 기대에 찬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엄마는 숨 쉬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 보였다.

나는 끝내 “엄마 사랑해요”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나는 일곱 남매 중 막내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엄마와 가장 오래 같은 집에서 살았다. 그래서 부모라는 말은 대부분 엄마를 의미한다.

엄마는 늘 거기 있을 것 같았다. 백 살이 넘어도 엄마는 살아 계실 거라 생각했다.
입원한 뒤 삼 주 만에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도 문득 집에 가면 엄마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장례를 치르고 반 아이들의 정시 상담을 하고 졸업식을 마친 뒤 제주에 왔다.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아직 정확히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로, 한 달을 살아보려고 왔다.


이번에도 차를 가져와야 해서 배를 탔다. 풍랑주의보로 출발이 하루 미뤄졌다.

월요일 아침, 목포에서 8시 30분에 출항했다.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1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다.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안내에 따라 배에서 내려왔다.
곧바로 애월 하나로마트로 갔다. 물과 필요한 것들을 몇 가지 샀다. 그 뒤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더 넓고 조용했다. 거실 테라스에서 동백나무와 이름 모를 나무의 잎이 흔들리고 있었다.
짐을 풀고 한동안 거실에 서 있었다. 오늘부터 제주에서 한 달을 보낸다.

이렇게 길게 머무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