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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연 May 24. 2024

싸워도 출근뽀뽀는 꼭 해야 돼.

부부의 연결감은 무엇으로 느낄 수 있을까?

부부 연결감 중요하다. 한 공간에 살지만 마음이 닿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불편한 일이 없다.



친구들과 만나면 주로 가족 이야기를 한다. 아이 이야기, 시댁 이야기, 남편의 이야기 등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남편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며 속상해했다. 친구는 공감을 하는 유형으로 남편이 퇴근하면 그날의 이야기를 쫙- 늘어놓는다고 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빌드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 남편은 “여보, 결론을 먼저 말하면 안 돼?”라고 말한단다. 이성적 사고가 강한 남편은 친구의 말이 길어지면 어떤 날은 그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게 서운하다고 했다.



“나는 너의 입장도 남편의 입장도 다 이해가 돼. 그날 있던 일을 남편과 공유하고 싶은 게 너의 마음일 테고, 남편은 회사에서 에네지를 다 썼으니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지 아닐까?”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가 나의 비슷한 경험이 떠올랐다. 남편과 상의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평일에 남편이 퇴근하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다툼으로 끝났었다.(오래전 일이라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남편과의 대화 시간을 바꾸기로 했다. 중요한 이야기는 주말에 하고, 평일은 사사로운 농담만 하기로 했다. 평일은 남편도 퇴근 후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았다. 남편이 힘든 날에 꺼낸 이야기는 대체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끝났다. 주말에는 남편의 마음도 여유로워서 어떤 이야기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듯했다. 이런 나의 경험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며, 남편과 주말에 이야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친구가 말했다.


“부부 사이에 연결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대화를 나눠야 서로를 알지. 대화가 중요하잖아."

대화 중 부부싸움을 푸는 법에 대해 말했다.

"나는 싸워도 아침밥은 꼭 차려주고, 출근할 때, 현관 뽀뽀는 꼭 해.”

“싸웠는데, 현관 뽀뽀를 한다고?”

“응.”

“그렇게 노력해야 감정의 벽이 금방 허물어지고, 화목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어느 날, 남편이 싸우고 뽀뽀를 안 하고 출근하는 거야. 하루 종일 속상하더라고. 다음 날도 뽀뽀를 안 하고 출근하려길래 내가 자존심 다 내려놓고, 뽀뽀 안 할 거예요? 해서 풀었어.” 놀란 마음을 감추며

“나 어디에서 아침 출근길, 아내와 포옹하는 남편의 연봉이 높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그 예가 너희 부부구나.” 싸운 후에도 뽀뽀를 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모습은 바람직했다.

“너의 부부의 연결은 출근 뽀뽀네. 퇴근 후, 꼭 충분한 대화하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것 아니야?”



친구는 그것만으로는 연결 부족하다고 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부부의 연결 무엇일까? 생각했다. 평소 연결감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우리는 금요일마다 가족이 모여 외식을 하는 <금요외식회>를 한다. 모든 가족이 좋아하는 요일이 금요일. 주말을 앞 둔 설레임으로 맛있는 것을 먹으며, 일주일에 있던 일을 이야기 했다. 그것이 가족의 연결 느끼게 하는 듯 했다.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했다. 또 남편과는 주말 차 안이나 카페에서 대화를 한다. 그 역시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부부사이의 연결감을 느끼게 했다. 다른 친구 부부는 하루에도  여러번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전했다. 우리 부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전화를 잘하지 않아서 그 친구와 있을 때, 남편에게 전화가 오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가끔은 그 모습이 부러웠다. 하지만 그건 그 부부를 연결하는 행동이고, 우리 부부의 소통법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부란 각자에 맞는 소통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친구가 말한 연결감을 느낄 수 있었다. 부부는 서로 다른 존재이기에 저절로 소통법이 생겨나지 않는다. 이것, 저것 시도해서 서로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친구네 부부가 출근 뽀뽀를 하고, 다른 친구는 하루 5번 이상의 전화 통화를 하고, 우리 부부가 주말에 카페데이트를 하듯 연결의 순간은 저마다 다르다. 그것을 찾은 부부는 평온함을 느끼고, 그것을 찾지 못한 부부는 불만족스러운 것 아닐까?



 여러분의 연결감은 어디서 오는지 궁금하다.



( 주말의 대화, 카페 데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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