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물아홉. 남편은 서른 살 때 결혼을 했다. 우린 조그만 제조회사에서 만났다.
남편은 차장이었고 나는 경리였다. 우린 같은 사무실을 쓰며 빠르게 친해졌다.
그는 거의 화를 내지 않는 성격이었으며 매사에 다정다감했다.
그런 그를 지켜보며 믿음직하다는 느낌에, 그를 어느 순간부터 사랑하게 되었다.
혼기 날짜는 되어 가는데 내겐 오직 그 밖에 눈 둔 곳이 없어 그가 빨리 청혼해 오기를 기다렸다.
시월 어느 밤.
그날은 야근을 했다. 일을 마치고 피곤에 절은 내게 그가 "힘들지?" 하며 다가왔다.
"네, 차장님. 고마워요."
하는 순간
"미스 강이 좋다면..."
나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기대하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와 결혼해 주겠어?"
"으아...!!!"
나는 속에 품었던 감탄사를 그만 입 밖에 내고 말았다.
그렇게 우린 결혼을 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다음날 그의 폭행은 시작되었다.
처음엔 욕지거리로 시작해 차차 주먹을 썼다. 나는 퇴사 후 주부로 집에 있었다. 그는 퇴근만 하면 나를 팼다.
그만 하래도 말려도 소용없었다. 나는 차차 그의 샌드백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그는 일방적으로 화를 내며 나를 때리려고 주먹을 날렸다.
"이뇨온!!"
하며 오른쪽 주먹이 날아오는 동시에...
나는 주먹을 피하며 상대의 팔을 잡아 앞으로 꽂았다.
으윽!!
당황. 놀램. 황당. 어지러움.
허를 찔린 듯
기가 찬 안색...
그가 거꾸로 지며 짓는 표정이었다.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박혔다가 일어난 그가 한 마디 했다.
그의 상황판단은 역시 예리했다. 최단 시간 차장 승진 인사 다웠다.
"너어, 왜 운동 한 걸 감추었지?"
내가 대답했다.
"이젠 당신이 참아야겠어..."
그다음에
그의 폭력은 발을 멈추었고 우리 가정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는 웃픈 이야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