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소보다 더 길어졌다. 아프다고 입맛까지 사라지진 않아서 하루 종일 먹을 궁리를 하며 지낸다. 아플 때면 오히려 요리를 더 하고 싶어지는 이상한 습관이 슬그머니 발동한다.(그래서 우리 집 식구들은 나를 환자 취급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일요일에는 남편이 코감기에 걸렸고, 월요일에는 작은 애가 열이 났다. 다들 나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처음이었으니 인정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먹을 것을 챙기고 있잖아!
엊그제는 봄동 겉절이로 조금 나아지려나 했다. 아삭한 봄동에 감칠맛 나는 양념이면 감기도 정신을 차릴 줄 알았다. 결과는 실패였다. 목에서 코로 주증상만 슬쩍 바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감기와의 싸움이 장기전이 될까 사실은 조금 겁이 난다. 며칠째 식후 산책은 건너뛰고 집 안에서만 움직인다. 대신 주방에 오래 머문다.
최소한의 에너지를 쓰고 최대한 잘 먹는 것. 지금 내가 선택한 가장 성실한 회복법이다.
암 환자가 된 이후 체중에 민감해져 100g도 잃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로 오늘도 나만의 루틴을 이어가고 있다. 약 기운에 헤롱대면서도.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