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무언가를 해주면 고맙다 말하고 끝내는 게 아쉬웠다. 나는 되게 고마운데,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있는데, 텍스트로는 그게 닿지 않을까 봐. 나는 리액션에 약한 사람이라. 그래서 SNS에 이것저것 올렸다. 네가 해준 것을 기억해. 네가 나한테 써준 마음이 나는 이만큼이나 고마워. 구구 절절. 내 SNS는 전부터 계속 말해왔듯이 그런 용도였다. 그러면 친구들은 좋아했다. 내가 해준 것이 네 마음에 드는 것 같아 다행이야, 하고 답장이 오거나 우리 오늘 네 SNS에 등장했다!, 하며 신나 하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누군가는 그것을 애정결핍이라 칭했다. 순간 머리가 띵했다. 아, 내가 애정을 과시하는 걸로 보여졌구나. 나의 행동이 애정을 갈구하는 걸로 보여질 수도 있었겠구나. 또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내 행동에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남에게 그렇게 비쳤을 것이라 생각하니 술을 마시지 않아도 혀 끝이 썼다.
내가 하는 행동의 의미가 누군가에게 다르게 닿을 때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그래도 그냥 내 의미는 그게 아니니까, 하고 무시해 버리는지 아니면 결국 그 행동을 주저하게 되는지. 나는 여전히 후져서인지 후자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주저할 것 같다. 그리고 며칠 동안은 이런 내가 참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