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세계가 무너진 순간들 (1)

쓰고 싶었지만 꺾였던 날개들에 관하여

by 구름

나는 항상 보면 조금 덜떨어진 아이 같았다.

공부를 배워도 남들보다 이해력이 더뎠고, 운동도 못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하는 게 뭘까?’를 늘 찾고 싶었다.


어떤 애니메이션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누구나 장점은 있다.”

나는 그 말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찾으면 찾을수록, 돌아오는 건 늘 실망뿐이었다.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다.

소심했던 내 성격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피난처를 찾기 시작했다.

그게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펼치면 이제는 완전히 나만의 세상으로 들어간다.

그 세상에서는 현실에서 꿈도 못 꾸던 신기한 일들이 일어난다.

나는 그 세계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쉬는 시간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는 게 내 일과가 되었다.


그리고 그 점이 내 작은 자랑이었다.

하지만 주위 어른들은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잘 믿지 못했다.

집에서는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은 내가 다독상을 타 와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책은 누군가에게 보여줄 ‘자랑’이 아니라,

내가 숨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세상으로 가는 길이라는 걸.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나는 도서관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그때쯤 나는 알았다.

이제는 꿈같은 세상에서 나와, 진짜 현실을 살아야 한다는 걸.

그 사실을 알면서도 책을 읽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을 선택해야 했다.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느꼈던 나는 더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공부를 잘해서 이름 있는 대학에 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나를 받아줄 ‘현실적인 일’을 찾는 게 더 시급했다.


책 속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나는 그저 책 속 세계에 숨으며,

현실을 잠시 미뤄두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도 작가가 되고 싶었다.

나만의 세계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그걸로는 돈 못 번다.”

어른들의 그 한마디에

내 작은 날개는 꺾이고, 부서졌다.


그 후로 나는 옛날처럼 나만의 세계에 몰입하지 못했다.

세상을 알아버린 나는

예전만큼 깊게 빠져들지도, 온전히 믿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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