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길어지는 낮, 희망의 속삭임
차박의 날이 가까워진다.
오늘도 싸목싸목길을 걷는다. 점심 먹고 나서 12시 30분쯤 집을 나선다. 13,000보 8km의 거리다. 반환점인 중섯재에서 쉬었다 오는 것까지 2시간이 걸린다. 약간의 오르내리 막 경사로가 있어 아주 걷기 좋은 대부분이 흙길인 산길이다.
봄, 여름, 가을 무성한 숲 속에서 존재감마저도 없던 작은 상록수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낙엽이 완전히 떨어진 나무사이로 작은 상록수들의 푸르름이 보인다. 망개도 붉은 보석알이다. 나무에 달려있던 잎새마저 완전히 떨어지고 나니 이제야 작지만 항상 푸른 이 나무들의 세상이다.
이제 숲 속에서부터 봄을 싹틔우는 생명의 움직임이 보인다. 잎사귀가 다 떨어진 나목은 이제 새로운 생영을 싹틔운다. 매서운 날씨를 견딘 나무는 내년 잎사귀들을 더 강인한 생명력을 키울 것이다. 우리 사회도 그랬으면 하고 바래본다.
힘든 만큼 얻을 것이 있고 사회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자식 손자 세대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기를 바래본다.
해가 길어지기 시작한다. 매일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에 걷는다. 한 달 전에는 운동을 마치고 오면 어두워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아직 밝음이다. 해가 길어지고 있다.
우리의 차박여행의 날도 가까워져 온다. 자연이 새봄을 품고 있는 것과 햇볕을 조금 더 내려 비춰 주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희망이 생긴다. 우리 부부의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추워서인지 오늘은 매일 만나던 이씨 아저씨도 폐가 안 좋으셔서 걸어야만 산다 하시던 부부도 보이지 않는다.
추운 날씨에도 꾸준히 걸을 수 있는 건강이 있음과 같이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자연을 가까이서 숨쉬게 해준 행운에도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