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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에 머물다-고흥 우도 노두길

고흥 우도 가족의 섬

by 성희
두방산에서 본 우도

고흥에도 우도가 있습니다. 사진의 바다가운데 있는 섬입니다. 섬의 모양이 제주도 우도처럼 소를 닮아서 우도라 하는군요.

오늘은 두방산 진달래를 보러 산행하다가 우도를 보게 되었고 산에서도 우도다리가 보였습니다. 지난번 갔을 때 건설 중이었는데 완공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등산 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물이 완전히 빠져나갔지 뭡니까? 바다를 건너 섬까지 걷고 싶었던 1년간 간직했던 소망 하나 이루었습니다.


왼쪽섬이 우도

중산일몰전망대에서도 바라보이는 섬이 우도입니다. 중산일몰은 고흥팔경으로 불릴 만큼 갯벌에 반영된 해넘이의 모습이 매혹적입니다. 넓은 갯벌만 보아도 가슴을 뻥하고 뚫어 주는 곳이지요. 이곳은 고흥 중심도로 우주항공로 근처에 있어 오며 가며 가끔 들리는 곳입니다. 또한 차박지로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화장실도 있고 탁 트인 좋은 풍경도 볼 수 있어 어떤 분은 베이스캠프처럼 낮에는 여행하고 밤에 이곳에 돌아와 머물며 일주일간 차박을 했다는 분도 있습니다. 우리도 가끔 들러 일몰을 보며 힐링하곤 합니다. 그때 찍은 사진입니다.


우도에 더욱 놀라운 것이 있는데 하루에 두 번씩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노두길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곳을 세 번 방문했는데 두 번은 일부만 열린 노두길을 보았고 오늘은 활짝 열린 노두길을 따라 우도까지 들어갔다 왔습니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입니다.

노두길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육지부터 점차 열려 가는 도중이었고 우도 앞바다만 물이 있었습니다.

어르신 한분이 노란 보따리에 앉아있습니다. 우도 주민이신데 물길이 열리면 조금씩 가다가 이렇게 쉬다가 하며 건너가신답니다.


물은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길가에는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우리는 용궁을 방문하는 기분을 느끼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건너갔습니다. 일부 관광객은 신발을 벗고 바닷물 속으로 걸어가기도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꼭 건너리라 다짐했었죠.


두 번째 갔을 때는 밀물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길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지요.


물이 천천히 들어왔지만 나 쪽으로 조금씩 이동해 오니 조금 긴장감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걸음보다 훨씬 느리게 들어왔습니다.


그때 보니 이곳에 연륙교를 건설 중입니다. 시간에 맞추어 들어갈 때는 신비감이 있었는데 연륙교를 걷는다 생각하니 그런 자연의 신비 같은 것은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도에 관광인프라가 갖추어진다면 퍼플교나 무한의 다리처럼 관광객이 많이 올 수도 있겠죠. 이곳은 색이 무지개색인데 왠지 특징이 없고 주변과 조화가 잘 되지는 않는군요.


그리고 세 번째 오늘 우도 앞에 가니 멀리서 차가 달려 나오고 있었어요.

'드디어 물이 빠졌구나.'

뛸 듯이 기뻤습니다. 오늘 작은 소망 하나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보, 우리 우도까지 갔다 와요."

"우도 건너갔는데 물 들어오면 어쩌려고."

"거리가 얼마 되지 않겠는데요. 가다가 물들어오면 나와요. 저번에 보니 바닷물이 들어와도 내 발걸음보다 느리던데."

둘은 어느새 걷고 있습니다. 트랭글앱으로 거리와 시간도 잽니다.


우도까지는 1.3km입니다. 시간은 우리 걸음으로 15분 걸렸습니다. 혹시나 싶어 빨리 걸었지요.


연륙교는 보행로입니다. 다리가 완성되어도 차는 노두길을 이용해야 합니다.


노두길은 차 2대가 교차하지는 못하지만 몇 군데 비켜갈 수 있는 공간은 있습니다.


다리의 길이도 1.3km 정도 되겠지요. 길다면 긴 다리입니다.


갯벌도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런 공간이 놀고 있다 생각하니 아깝군요. 잠시 후 바닷속에 들어갈 것은 잊고 있네요.


저 멀리 갯벌일 하시는 분은 4분 정도입니다.


우도 마을인데 카페라든지 편의 시설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조용한 시골 마을인데요,


물들어올까 봐 잠시 숨을 고른 후 돌아옵니다.

길을 살펴보니 물이 점차적으로 들지는 않겠군요.

빨리 나가는 게 상책이야


아름다운 작은 섬 그 뒤로 오늘 등산 갔다 온 두방산과 병풍산이 보입니다.

바람이 붑니다. 동풍인데요. 아까 건너갈 때는 밀어주어 참 좋았는데요. 바람을 안고 걸으니 걷기도 힘들고 소금기가 몸에 달라붙어 찝찝합니다.

일몰을 보고 가고 싶지만 등산 후라 피곤해 집은 소 돌아갑니다.

신비스럽게 용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일 줄 알았는데 물이 다 빠진 갯벌 위로 드러난 시멘트 길일뿐입니다. 예전부터 그렇게 있던 것처럼 평범합니다. 바닷물이 빠지고 들 때의 모습이 더 신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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