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어려움 : 뜻밖의 소비쿠폰 발견

by Rainbow bridge




오랜만에 사람과 대화를 나눴지만 아무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안과 간호사, 의사, 약사, 휴대폰 서비스센터 직원, 그리고 다이소 직원 아줌마까지도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이방인인가.
발음도 안 좋고, 말을 해도 다들 두세 번씩 되묻는다.
그럴 때면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목감기 걸린 사람처럼 목을 만지면 대부분 대충 알아차린다.

특히 안과는 갈 때마다 자꾸 눈물 검사를 하자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게 오만 원이 전부

라서요"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며,
돈이 없다는 제스처를 하면 의사가 겨우 알아듣는다.


무슨 가족오락관도 아니고.

약국 안.
약값을 지불하며 작게 입 밖으로 내뱉었다.
“약값 비싸네.”

또 마주친 눈빛, 그리고 찾아온 싸한 공기.
못 알아들었겠지… 설마 알아들은 걸까?
인사를 했지만 끝내 받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혼자인 느낌이 더 깊었다.

삼성 휴대폰 서비스센터는 왜 이렇게 멀리로 옮긴 걸까?
걸어가는 동안 힘들어서 몇 번이나 쉬었다.
한 시간 반 후에야 도착했고, 필름을 새 걸로 교체하는데 2만 3천 원이라 했다.
망설이며 카드 잔액을 조심스레 확인했다.
분명 2년 전에는 1만 3천 원이었는데…

서비스센터 밖은 쌀쌀했다.
그래도 AI 말대로 패딩 입고 외출하길 잘했다.
비록 2만 원짜리 여성 패딩이지만, 걸으면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마음을 살짝 달래주었다.



집에 와서 알게 된 사실은, 우연히 소비쿠폰 결제 내역을 보다가였다.
약국과 서비스센터 필름값까지 전부 쿠폰으로 결제돼 있었다.
두 개 합쳐 5만 4천 원이나.

어쩐지 ‘소비쿠폰 잔액 2만 5천 원 남음’이라는 문자가 이상하다 했더니,
정말 쿠폰으로 빠져 있었던 거다.
괜히 “약값 비싸네”라고 말했나 보다.

우선 돈은 굳었네요.
어쩐지 통장에 돈이 그대로 있어서 이상하다 했어요.

민생쿠폰이 이럴 때 유용하네요.
소비쿠폰이 이럴 때 유용하구나.

하루 지나서야 알았다.
속상했던 하루가, 알고 보니 돈이 안 나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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