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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Aug 25. 2023

나는 나 만큼만  하고 살기로 했다.

한 달 여행  가기  전의  일이다.

모든 일정과 앞뒤 막아야 할 돈의 액수를

예산한 후 짜놓은 일정과 금액.

여유가 있는 여행은 아니지만

나름 5년 동안 한 달 여행을 위한

적금까지 들며 계획한 여행이었다.

그런데

지인이라면 지인이고

속사정까지는 알지 못하는 사이지만

만나면 반겼하고 안부를 묻고

 그냥  꽤 오래  알고 지내온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이의

전화 한 통을 받고

마음이 내 불편해지고 말았다.

3년 전 코로나  시국에  정부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며

동안 이자만 내고는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여

어렵사리 내게 전화를 한 듯한데

난감하기도 하고  내일모레  한 달 휴가라고

써붙여 놓으면 뻔히 알 일이  내겐

큰 불편감을 주었다.

불쾌함이 아닌 마음이 편한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불편감.

망설이고 있는  내 마음을 어찌 몰라하다

어렵사리

어려울 때는  다들  어려우니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고 만다.

사실 여유도 없었지만

얼마가 필요하냐고 묻지도 못했다.

금액이 크면 거절하기가 오히려  쉽지만

애매한 액에는 거절도 힘이 들것이라  생각했다.

남들과 돈거래를 하고 살지는 않지만

가끔 이런 부탁을 거절할 때면

액수만큼 마음이 머리가  복잡하고

불편해진다.

그들의 사정은 알지만

내 짜이고 어렵사리 세운 계획들은

그들은 알까?

그 거절에

금전적으로는  그들 또한  골치가 아프겠지만

그걸 듣고 못 해준 내 마음불편한 일은

그들이 알까?

떠나는 날까지 미안함을 안고 갔다.

차가 출발하고

남편과 그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해안이 나온다.

그래

맘  불편한 일을 좀 나누니 가벼워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나누어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나는 나 만큼만 하고 살자.

내가 고민을 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이라면

나의 역량을 벗어난 일이기에

힘들어하고 불편해지는 거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살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으나

그리 해보겠다고 노력정도는 하고 살았으니

마음 편한 일만큼은 응당 내 것이 되어도 괜찮다.

나는 나 만큼만 하고 살자며

여행길에서 그 무거움과 불편함들을

덜어 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얼굴을 보면 되려 내가 미안해질 것 같다.

또 한 번 내게 말해야겠다.

너는 그냥 너 만큼만 하고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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