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용기는 "무기"다.

(천천히)

by 진솔

일발장전하고 쏘아 올린 건" 용기"였다.

내 뚱한 오기의 발상으로부터의 시작.

그때 그날 핵미사일 버튼을 누르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그 일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클릭과 앤터를 누르던 그 일은.

내 평생의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 낸 용기였다.

글 앞에서 할 일이 생겼고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아프고 어둡고 비루하고 난무하기까지 했던 나의 흑역사를 죄다 파헤쳐

펼쳐 들어 짚고

헤짚어 덮어두었던 기억을 소환해야 했다.

또 내 삶과 엉겨 붙은 남편과 아들은 원치 않아도

배경 인물로 등장해야 하는 멋쩍은 일이었다.

나랑 연이 닿은 손님들도 불쑥불쑥 등장해야만 했다.

첫 번째 노트를 다시 펼쳐 그 분노와 상실감을 되새겨 토해 내는 일은 처절에

가까웠다.

첫 번째 노트와 어릴 적 그 존재조차 하지 못했던 그 둘이 만나 격충했던

전쟁은 내 마음속 세계 제3차 대전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시 펼 엄두를 내지 못해 미적대던 그때.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한 몸부림들.

한발 한발 쏘아 올리며" 용기 "사용서를 습득해 가면서

조심히 신중히 천천히 어디를 겨냥할 것인지 목표물을 정하고

장전 다시 장전을 해가며 익숙해진 기합소리와 총의 속도와 방향을 잘 조준한다.

신념이라는 나를 믿고 방아쇠를 당길 때 한쪽 눈을 찡긋하고 총자루를 볼과 어깨에

딱 붙이고 어슷하게 선 하체엔 힘을 빡 주고 뒤로 밀릴 때의 텐션을 유지하며

잠시 숨을 멈춘 후~

정면으로

나를 쏘아 비춰대는 저 찬란한 태양과 마주하리라.

글을 쓰며 내게로 나에게로 다가가서 쳐다보는 일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오롯이 쓰는 내내 나를 마주하고 나만 쳐다봐주고 나에게 만 온 마음과

신경을 써 집중할 때 외롭지 않음을 혼자가 되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백배의 기운이 생겼다.

두려움이었을까?

자꾸만 자꾸만 뚱한 오기를 부리던 삶이?

무엇이 날 두렵게 한 걸까?

사는 내내 왜 이리 날 힘들게 하는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욕망을 갖기 위해 자처했던 고생이었을까?

그토록 갖고자 한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오롯이 내가 나가 되고자 한 것이 전부였을까?

나는 내 욕망에게 아직도 끝없이 묻고자 하는 게 많다.

또한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에게 감히 묻는다.

당신 안에 욕망은 무엇이냐고 달큼하게 은밀하게 악마의 속삭임처럼

당신의 귀에 대고 묻고 싶다.

그걸 꺼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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