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는 연습.)
사격 총쏘기는 선택이 아닌 우연한 시작이었다.
총은 무겁고 길었으며 신중히 다루어야 할 그 무엇이었다.
소리의 위력은 귀마개를 끼지 않으면 안 되는 엄중한 소리까지
모든 게 삶과 같았다.
조심히 신중히...
25개의 총알을 다 쏘았으니 조용히 총을 내려놓고 옆 사수에게
반납하며 뒤로 한걸음 물러서야 한다.
몇 개 깨부수지도 못한 그 발치에서 멍하니 바라본다.
쏘아 깨어 부서진 그곳을.
힘들고 지치고 무너져 흩어진 그때를.
사수는 내게 묻는다.
한번 더 쏠 것이냐고?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함은 미련 때문이다.
아니 그것은 먼저 선택을 해보지 못한 나의 모든 나약함이었다.
드러내지 못하고 산 욕망이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미련을 놓치지 않고 그 사수는 물어줬다.
누구 하나도 나 보고 더 해보라 말한 사람이 없었기에
난 항상 상황과 나의 의지로 결단하며 살아왔었다.
그 물음은 의지부지한 나의 결단을 선택으로 바꿔주었다.
총을 쏘면 가슴과 어깨사이에 오는 총의 압으로 멍이 들거나
통증이 생긴단다.
그런 외부적인 통증에 내가 얼마나 익숙한지 알고 있기에
난 두렵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그날 난 100발을 쏘았다.
호흡과 총알이 제법 하모니를 이루어가며 그것들을 박살 내어 갈 때의
희열.
그 맛을 보려고 나는 문경까지 가고 가고 또 가고 있었다.
앞! 탕 앞! 탕
지면 위에서 날아오르는 목표물.
표적이 부스러지는 만큼 조금씩 사그라드는 그 무엇들.
어쩜 난 내 안의 미움들을 떨쳐 내고 있는 난사극이었는지 모른다.
다음번엔 150발을 쏠 것이다.
더 많은 미움들이 지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