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망한 반찬가게, 인생 첫 실패가 가르쳐준 것

by 눈누난나 리

1장. 망한 반찬가게, 인생 첫 실패가 가르쳐준 것

“첫 실패는 부끄러운 게 아니라, 시작의 자격이었어요.”

서른이 되던 해, 나는 반찬가게를 열었다.
요리에 특별한 소질도 없고, 장사 경험도 없었다.
그저 ‘뭔가 돈이 될 것 같아서’ 시작한 일.

본사에서 모든 지원을 해주고 난 판매만 하면 된다는 사탕발림에 홀랑 넘어가,

남편은 퇴사를 했다.

두아이를 키우고 있었고, 빠른 성공의 문을 열겠다는 허황된 꿈으로 무모하게 뛰어들었다.

장사는 매일 같았고, 재료는 남고, 통장은 텅 비었다. 장사란 게 이토록 고되고, 생각보다 빨리 무너지는 줄 그때 처음 알았다.
결국 1년을 못 채우고 가게 문을 닫았다.
남편의 퇴직금, 적금, 아이들 돌반지까지 모은 전 재산을 날렸다.

망했다.
진짜로 망했다.
그게 내 인생의 첫 번째 실패였다.


여섯 살에 엄마를 여의고,
스물두 살에 아빠를 잃었다.

부모가 없다는 건 단지 보호자가 없다는 뜻만이 아니었다.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는 의미였다.
위로보다 현실이 먼저였고, 감정보다 생계가 먼저였다.

결혼 후 남편의 외벌이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었고,
내가 벌지 않으면 도약은 꿈꿀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뭐라도 해야 했고, 빠른 요행을 바라며
반찬가게를 시작했던 거였다.

실패는 철저하게 나를 내려놓게 만들었어요

문 닫은 가게 앞에서 몇 번을 서성였는지 모른다.
자책, 분노, 후회… 온갖 감정이 스쳤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래서 시작한 게 학습지 교사였어요

일이 처음부터 적성에 딱 맞는 건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을 했던 탓에 이렇다 할 경력이 없는 내가 시작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아이들을 돌보며 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였다.

수당은 적었고, 문전박대도 많았지만
내가 뛴 만큼 결과가 나오는 구조였기에
그것만으로도 희망이었다.

망한 사람에겐,
이만큼 솔직한 시스템도 드물었다.


첫 실패는 내게 묻고 또 물었어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 사람인가?’
‘내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 질문들이
나를 다시 버티는 사람에서
성장하는 사람으로 바꿔 놓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 반찬가게가 망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평생 나와 맞지 않는 일을 붙잡고 살았을지 모른다.

처음의 실패는
내가 진짜 가야 할 길로 향하는 출구였다.
쓰라렸지만, 반드시 필요한 실패였다.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인생이 무너졌다고 느껴질 때,

사실은 다른 문이 열릴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