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시 카페에 앉아 고민하는 나.
꿈 많던 20대에는 이것저것 미래를 상상하며 설레었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세상은 끝없이 넓게 느껴졌다. 하지만 30대가 되고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어느 순간 나는 해외생활조차 꿈꾸기 어려워졌다. 책임과 불안, 실패 경험이 겹쳐 마음 한켠에서 새로운 도전은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해외생활을 결심하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내 마음 속에서 “이게 도피일까, 진정 내가 원하는 걸까?”라는 질문이 반복됐다. 사회생활이 어려워서, 관계가 두려워서, 혹은 포기하는 습관 때문은 아닐까. 해보지 않고 바로 포기하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또 다른 목소리가 있었다.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 한 번쯤은 나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주고 싶다.’ 현실의 무게에 눌렸던 내가,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붙잡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권유에 그냥 흘려보냈던 중국 유학 기회가 있었던 것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내가 직접 선택하고 싶었다.
물론 두려움도 크다. 낯선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내 능력이 따라줄까, 언어와 생활 적응은 잘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설렘과 기대 역시 마음 한켠에서 커지고 있었다. 해외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현실 도피가 아니라, 나 자신을 시험하고 조금씩 성장할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영어로 소통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내 방식대로 하루를 살아보고 싶다. 회사생활에서 위축되고 자존감이 떨어지던 삶과 달리, 해외에서라면 내 만족감을 조금씩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결심했다.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하는 길이지만, 내 삶을 위해 직접 선택하는 길이다. 떨리고 불안하지만, 마음 한켠에서 설렘이 웃고 있다. 이 길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스스로 만든 기회를 붙잡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 삶을 조금씩 움직여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돌아봤을 때, 오늘의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내 삶을 살기 시작한 순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