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헬리코박터균~~ 이젠 안녕~~

위염

by 도도쌤
핼리코박터균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는 나발


올해 4월, 하루는 음식을 먹으니 목 안에 이물감이 심하게 느껴졌다. 목이 답답하니 가슴까지 답답했다. 목에서부터 가슴 위까지 뭐가 꽉 차 있는 느낌. 체한 느낌. 짜증을 하루 종일 달고 사는 것 같았다. 물을 마셔도 내려가지 않고, 소화제를 먹어도 내려가지 않고, 몇 날 며칠 나를 괴롭혔다.


자주 가는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했다. 밥 먹고 바로 눕는 것도 아니고, 밀가루 음식도 많이 안 먹고, 커피와 술은 일절 먹지도 않는데 이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식도염 약을 먹어도 별 진전이 보이지 않았다.


목에 걸리는 듯한 이 괴로움이 한 달 내내 지속됐다. 중간중간 구토도 하고, 끼니를 걸러 보았지만, 목 안 이물감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안 먹을 수도 없고, 먹으면 또 이물감이 느껴져 답답하고 괴로웠다. 나의 마지막 방법은 내시경이었다. 목에서부터 위까지 정말이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야 했다.


집 근처 제법 큰 내과에 가서 비수면으로 내시경을 실시했다. 결과는 '위염'이었다. 염증이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위염 한 달치를 먹어야 된다고 했다. 심지어 헬리코박터균도 있어서 위염 치료 후에 헬리코박터균 치료도 해야 한다고 했다.


위염을 없애기 위해 삼시 세끼 밥을 먹고 약을 챙겨 먹는 게 꽤 불편했다. 더 불안했던 건 '장기 약 부작용'이었다. 두드러기 약을 먹다 두통 때문에 심하게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 달 내내 먹는 게 힘들었지만, 한 달 약을 다 먹고 내과에 재방문했다. 그런데 헬리코박터 치료 약을 줄 줄 알았던 의사 선생님께서 이러는 아니겠는가!


"한 달 위염 약 더 먹을게요. 그다음에 치료할게요."

"아... 네..."


의사 선생님 앞에서 대답은 했는데 집으로 가는 길에 위염에 두 달 동안 약을 먹는 게 이상했다. 굳이 이걸 하루도 아니고 30일을 하루도 안 빠지고 또 먹어야 하나 싶었다. 의사 선생님이 먹으라고 하니까 먹을 수밖에 없었다.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는 게 이렇게 기나긴 사투가 될지 생각도 못 했다.


아내는 내가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니까 가족을 걱정해서 음식 먹을 때도 따로 내 그릇에 음식을 덜어 주었다. 혹시나 그릇을 못 챙겨 깜빡해서 내가 젓가락으로 가족들이 먹는 음식을 집으면 아내가 핀잔을 주기도 했다. 얼른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4월, 5월. 장장 60일 동안 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 180개의 위염 약을 먹었다. 대신 나를 괴롭혔던 음식 목 걸림 증상은 약 먹는 동안 괜찮기도 하다가 또 안 좋아졌다가 반복되었다. 왜 목 걸림 현상이 일어나는지 원인은 찾지도 못했고,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기 위해 위염 약을 빨리 먹는 생각밖에 없었다.


두 달이 지나 드디어 의사 선생님께서 헬리코박터 처방약을 주셨다. 10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약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으라고 했다. 약이 강해서 반드시 식사를 하고 약을 먹었다. 약을 먹어도 10명 중에 7명 정도는 없어지고 나머지 3명은 균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고 서 약 먹는 와중에도 불안했다.


밥을 잘 챙겨 먹고 약을 먹어서 그런지 부작용이 없었다. 10일 헬리코박터균 약(한 봉지에 알약이 10개 가까이 있어 두 번 나누어 먹음)을 먹고, 20일 후에 내과에 방문했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이상한 알약 하나를 먹고 잠시 후에 뭔가를 불었다. 10초 동안 10번을. 헬리코박터균이 남아 있으면 그 균들이 이 가스를 좋아해서 검출된다고 했다.


'제발 균들아 남아 있지 마라!' 하면서 얼마나 최선을 다해 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20분 후, 의사 선생님께서 나를 불러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헬리코박터균이 사라졌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 균이 있으면 위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 얼마나 없애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걸 없애기 위해서 장장 4월 5월 6월 100일 가까이 식도염약, 위염약에서부터 헬리코박터 처방약까지 얼마나 많은 약을 먹었는지 모른다.


앞으로 이 균에 안 걸리지 않게 항상 조심해야 함을 느낀 시간이었고, 이제 가족끼리 그릇을 따로 안 쓰고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중요한 건 늘 나를 괴롭혔던 목 이물감 현상의 원인을 찾았다. 그건 급하게 먹느라 음식물을 잘게 쪼개지도 않고 먹은 게 컸다. 신경 써서 이로 음식물을 잘게 쪼개서 먹으니 목에 걸릴 일이 거의 없었다. 물론 한 번씩 그럴 때도 있지만, 위도 괜찮고 헬리코박터균도 없다는 긍정적인 생각에 금세 이물감이 사라졌다. 심리적인 부담도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아님 진짜 위염 때문일지도 모르고 헬리코박터균 때문에 이물감이 강하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목 이물감에서 헬리코박터 균에서 해방되니 살 것 같다. 목에 이물감이 있는 분, 위염이 있는 분, 그리고 헬리코박터균에 걸린 분께 조금이나마 내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


핼리코박터균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는 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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