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주식시장

다시 시작할까, 말까

by JULIE K

주식시장에는 관심도 없던 나는 경제 뉴스도 챙겨보지 않았다. 나의 일상은 그것들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주식을 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수년 전부터 주식을 해 큰돈을 번 친구가 그 말에 힘을 실어 주었다. 친구들은 알게 모르게 조금씩 주식에 투자하며 자산을 불리고 있었다.


한 친구는 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을 투자했는데, 요즘 주식은 '돈 복사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돈 복사기라니!


귀가 솔깃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해 아이들 키우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내게 커피 한 잔조차 사치일 때가 있었으니, 여유 자금이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친구들의 성공담을 들을 때마다 '아이들 간식비라도 줄여서 투자했으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금씩 싹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주식창을 열어 보았다.


그곳에는 빨간색과 파란색 막대그래프가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몇 년 전에도 주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코로나로 무너졌던 일상이 회복되기 시작하던 시기, 친구들은 하나같이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주식에 관심도 없던 친구들까지 하나둘 좌를 만들었고, 증권사 앱에서는 신규 가입만 해도 5천 원을 주는 이벤트가 한창이었다.


나는 그렇게 이벤트 머니의 덫에 걸려들었다. 어차피 없던 돈이라 생각하고,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주식을 하나 사 보았다.


첫 투자는 꽤 성공적이었다. 적당한 수익이 나면 팔고, 다시 사고를 반복하며 돈을 조금씩 불려 나갔다.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그렇게 소소한 ‘돈맛’을 보며 점점 겁을 잃어갔다. 친구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주식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그러던 중, 모두가 하나같이 담고 있다는 종목이 귀에 들어왔다.


"요즘 이 주식 진짜 괜찮대. 코로나 덕에 실적도 대박 났잖아. 이 테마가 요즘 1등이라니까."


"진짜? 그게 뭔데?"



초보가 주식을 시작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소문을 경계하라!



아... 팔랑귀를 접었어야 했다.
그 뜬소문을 철석같이 믿어버렸다.


그래서일까. 집으로 돌아온 나는 잠시 망설였다. 이벤트로 받은 5천 원으로만 투자하겠다는 나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었다.


'에이. 그래봐야 한 주인데, 외식 한 번 했다 치면 되는 거 아냐? 그래도 돈이 있어야 수익도 지는 거지.'


악마의 속삭임에 홀라당 넘어간 나는 쌈짓돈을 꺼내 들었다. 막 오르기 시작한 듯한 새빨간 막대그래프는 너무도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오르던 수익은 며칠 뒤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손실일 때 더 사서 평균 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유혹은 처음이 어렵지, 한 번 잡으면 쉽게 놓아지지 않는다. 나는 망설임 없이 한 주를 더 샀다.


잔뜩 기대에 차 있던 눈은, 속수무책으로 떨어지는 그래프 앞에서 점점 초점을 잃어갔다. 잘될 것만 같았던 나의 주식은 코로나가 끝나고 세상이 제자리를 찾자마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참담한 결과 앞에서 나는 ‘비싼 외식을 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주식에 다시 발을 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야속하게, 다시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다시 해볼까, 말까.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욕심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