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풍장
닭튀김을 뒤적이다가, 이건 어디였지, 모가지 날개 사타구니 어디? 바람이 죽었대, 바람의 풍장 소식을 들은 밤이다
요즘 넌 어떻게 지내, 네가 나를 잘 모르듯이 지내, 그런 널 북쪽 밤하늘 어디쯤 걸어둬야 내 별처럼 흔들릴까, 바람의 풍장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람 부는 밤이다
내일도 나는 출근하고 빨래를 하리라는 걸, 오늘 도망갈 생각을 하는 동안 안다, 나는 닭의 어느 부위였을까
바람이 우는 그믐밤
나는 닭 날개를
뒤적인다
_김경후, 『열두 겹의 자정』, 문학동네, 2021,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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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일용할 양식을 먹는 이가 있다. 끼니를 놓쳐서이기도 하지만 허기를 잠재울 수가 없어서 이기도.
그럴 때 문득 생각나는 이, 혹은 낮에 들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씹으며 닭튀김을 뒤적이리라.
내 슬픔은, 나의 서사는, 닭의 어디쯤일까.
어떤 맹세가, 가장 뜨겁게 튀겨졌을까.
“요즘 넌 어떻게 지내,
네가 나를 잘 모르듯이 지내”
다들 그렇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