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역의 비밀
점심으로 꽁치 묵은지 김치찌개를 맛나게 끓여먹고는
이곳에서의 남편과 같이 하는 첫번째 산책에 나섰다.
첫번째이자 마지막일수도 있다만.
날이 춥지않아서 마치 봄날씨 같아서
서울과는 전혀 다른 길 주변 식물들의 분포라서
중간중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오늘은 어제 혼자 걸었던 산책길과 반대편길을 선택한다.
어제가 홍익대쪽이라면 오늘은 고려대쪽이다.
내가 제일 좋아라하는 평지 직진 코스이다.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대학이 보이고(출입구가 눈에 익은 형태이다. 내부로 들어가보는것은 다음을 기약한다.)
그곳에서도 멀지않아 보이는 조치원역까지 걸어가본다.
내가 딱 한번 방문했을때는 분명 조치원역 앞에 택시가 줄서서 있었는데
어제 남편은 조치원역앞에 택시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하니
무언가 서로 오류가 있는 듯하여 그 내용도 파악할겸
이 곳의 가장 핫플일듯한 역주변을 탐방해보자는 의도가 분명한 산책이다.
걸어다니는 사람이라고는 우리 부부와 아기엄마와 아기뿐.
(아기엄마가 사잇길을 알려주어서 시간단축을 조금 했다.)
도시 전체가 조용하기 짝이 없다.
늘상 사람들로 꽉차있던 서울 광진구의
구의역이나 건대입구역 인근과는 참으로 대조적이다.
조치원역에 도착해서야 택시관련 이슈의 정답을 찾았다.
광장쪽으로 나오면 택시 승강장이 있고
후면으로 나오면 택시 승강장은 없고 버스 탑승장이 있다.
나는 광장쪽으로 나왔던 거고
남편은 후면으로 나왔던 거다.
달라도 이렇게 다르다.
아니 처음가보는 곳은 무조건 사람이 많이 나가는 방향으로 따라가는거 아닌가?
주 출입구 말이다.
그래도 이제 그 비밀을 알았으니
화요일 서울 회의 참석 일정에서
헷갈리거나 당황할 일은 없겠다.
오늘 산책의 소득 중 가장 큰 소득이다.
이제 닭가슴살 구이와 야채 위주의 저녁을 먹고
나는 연구과제 마무리를 위한 온라인 회의를 하고
하루를 마감하면 되겠다.
이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았을 때 때마침
창문밖으로 보이는 태양뷰를 얼른 사진찍었다.
사진을 찍고나자마자 태양은 구름속으로 숨어들어갔으니 행운이었다.
그리고 옆방에 있는 막내동생에게 사진을 톡으로 보냈더니 답이 왔다.
<아주 뷰에 죽고 못사는구만.>
맞다. 나는 뷰 맛집을 선호한다.
동생은 높은 층에 사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엄마와
꼭 닮았다.
그나저나 왜 로켓배송인데 옷걸이는 아직 도착하지 않는 것이냐? 여름옷 정리만 하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