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세요.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과학을 좋아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과학을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끔 물어본다.
<언제 과학을 포기하셨나요?>
대답은 다양하다만
분명 초등학교 시절은 아니다.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이곳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때 까지는 과학은 많이 어렵다고도 재미없다고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과학관에도 가보면 유아부터 초등학생들이 관람객의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들의 눈은 반짝이고 있다.
그랬던 아이들이 중학교에만 들어오면 과학이 어려워지고 기피과목이 슬며시 되기 시작하다가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몇몇 소수를 제외하고는 과학은 나와 맞지 않고 내용이 너무 어려우며
흥미롭지 못한 과목으로 되어버린다.
포기 이유는 너무도 다양하다.
과학을 해야 하는데 수학이 자꾸 나온다.(물리 부분에서 계산을 해야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실험을 하는 것이 좋은데 실험은 하지 않고 이론 수업만 한다.(교과 담당 선생님의 잘못이 맞다.)
눈에 보이는 것을 관찰하는 것은 좋은데 자꾸 눈에 보이지도 않고 한번도 못본 것을 입체적으로 상상하라고 한다.(천문학 부분이 특히 그러하다.)
어려운 용어가 너무 많아서 외우기가 힘들다.(원소기호를 필두로 기본적으로 암기해야 할 내용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포기해버린 과학이란 것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
자녀를 낳아서 그들을 데리고 과학관에 가는
그 순간부터이다.
오늘 면접 심사는 참으로 흥미로웠다.
과학관, 미술관, 전시관, 박물관 등에 대한 나의
관심 거리와 관련된 직종이어서 더욱 그러했다.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힘이 들지도 않는 법이다.
공통 관심사가 있다는 것이 처음 만난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큰 기반이 되는 것임에도 틀림없다.
오늘 과학관, 미술관, 전시관, 박물관의 운영 및
전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는
이 기회가 2학기 내 강의의 한 꼭지에 분명 시사점을 주었으니
오늘은 아르바이트이면서 수업 준비를 하는 1석 2조의 주말이 되었다.
나에게 어느 한 곳의 전시관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어느 곳을 선택할 것인가?
국내에서는 창동에 새로 생겼다는 사진박물관을 가보고 싶고
(8월 중 조만간 방문 예정이다만 실행 가능성은 다소 낮다. 강의 준비로 시간이 많지 않다.)
해외에서는 보스턴의 과학관과 하버드대학교의 자연사박물관을 가보고 싶다.
(보스턴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렇다.
하버드대학교는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학자적인 욕망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장거리 비행이 가능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지금 허리 상태로 봐서는 무리이다.)
해외 교사 연수때마다 또는 해외 여행때마다
혹은 국내여행에서도 그 지역의 대표적인 전시관을 방문했었다.
때로는 과학관이나 박물관일때도 미술관일때도 천문대였을때도 있었다만
전시관의 수준은 그 나라의 국격과 비례한다는 느낌이 강렬했다.
요즈음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가 매우 이색적으로 느껴지지만
(내가 그 근처에 살아서 산책했을 때는 그런 일이라곤 없었다.)
전시와 교육 및 다양한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전시관 구성이란 매우 중요한 일임을
그 곳들을 둘러보는 것이
더위나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나
방학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혹은 SNS 에 자랑하기 위해서만은 아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과학을 포기하지는 않은 분들일게다.
포기했었더라도 무슨 이유에서이건 언제이건
다시 돌아와서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면 된다.
오늘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난 하루였다.
과학교육 전공자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의 인사는 저 사진 그림으로 대신한다.
인사하는 얼굴 아래 쪽으로 내가 좋아라하는
남산 타워가 보인다.
이 정도면 사진도 꽤 찍는것 아닌가?
갑자기 자화자찬으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