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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뜬구름이 좋아 Aug 17. 2023

눈의 나라에서 눈밭을 걷고 또 걷다

다솔솜네 여행 앨범: 살면서 다시 알래스카에 갈 수 있을까 #2


 알래스카의 설원을 달리는 알래스카대표하는 개인 알래스칸 맬러뮤트(Alaskan Malamute). 그 개가 끄는 개썰매를 려고 왔는데 일요일이라서 개장을 안 하더군요. 사실 마음 한편에는 우리 가족의 몸무게로 개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기는 했지만 막상 굳게 잠긴 문을 보니 잠시 실망했습니다. 간간이 들려오는 멍멍 개 짖는 소리가 자기들 지금 당장 뛰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개들과 대면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마당에 있는 개 조형물 앞사진 찍고, 터 눈밭에서 강아지처럼 뛰어놀다가 빈 개썰매에 앉아 보고 돌아왔습니다.


 

 머(Palmer)라는 지역은 알래스카 이주민들이 텐트를 치고 지내면서 밭을 일군 농민들의 힘겨운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팔머비지터센터(Palmer visitor center) 습니다. 녹슬고 오래된 농기구들에 척박한 땅에서 생존을 위해 싸워야 했던 사람들의 손길 껴졌습니다.  땅들을 갈면서 얼마나 많이 입김으로 차갑게 언  녹였을까요. 따뜻한 고향이 또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이런 에 살게 되면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고 자연에 짝없이 순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지만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도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들은 첫 수확물을 보며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춥고 척박한 이곳에서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견디며 농사지었을 그 마음을 배우고 가고 싶었습니다. 꾸준한 노력이 이루는 기적을 말이죠.


 

 방이 설산인 곳에서 빙하를 보 걷 활동을 하고 싶어서 글라치어 투어하는 곳에 다녀습니다. 하지만 투어를 하기에는 신발도 옷도 준비가 덜 된 관계로 그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빙하와 가까이에서 보는 빙하가 어떻게 다를까도 궁금했어요. 가까이서 빙하를 보면 실망했을까요? 포도밭을 가다가 높은 가지에 달린 포도를 보며 아마 저 포도는 신 맛이 나는 포도일 거야라고 생각했다던 이솝 이야기 속  여우처럼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멀리서 보는 빙하가 더 멋있을 거야'하고 말이죠. 래서 처 빙하가 잘 보이는 눈밭 찾아 헤매었습니다.


 

   근처 Glacier View school라는 이름을 가진 학교로 향했습니다. 학교 옆에는 항상 놀이터가 있잖아요. 온통 눈밭인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 확 트인 학교 운동장을 앞에 두고 펼쳐지는 눈으로 덮인 산. 이 모든 것이 생각보다  환상적이었어요. 말 그대로 눈의 나라, 겨울 왕국이었죠. 이런 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크고 넓게 자라날까요. 그리고 그들이 커서 도시에 나가 산다면 학창 시절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삶에 지쳐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때 제일 먼저 이 설원의 환상적인 풍경이 먼저 생각나지 않을까요.  역시도 삶이 힘겨울 때 잠시 눈을 감고 이곳으로 시간여행을 올 것만 같습니다. 정말 저는 눈을 감고 알래스카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이 학교 앞마당서 본 밭과 설산니다.


 

 팔머(Palmer)에서 발데즈(Valdez)라는 동네로 가는 도로변 풍경도 눈이 만든 장관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극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세트장 같은 설산에는 스키를 타고 산자락을 시원하게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여기는 어딜 가나 스키장이구나 싶죠. 동계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이 그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원 없이 흰 눈을 바라보고 정신이 나가 평상복으로 흰 눈밭에서 구르고 놀다가 오후에 숙소가 있는 발데즈(Valdez)라는 마을에 왔습니다. 간간이 보이는 단층의 건물들도 어김없이 흰 눈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습니다. 또 일반 자동차 퍼에도 제설 장비들이 부착되어 있었는 것 자주 보였습니다. 여행자인 우리에겐 낭만 그 자체인 눈이 이곳 주민들에게는 사투를 벌여야 하는 대상인 듯했습니다. 역시 모든 대상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이 다 다른 모습이지만 멀리 하늘에서 바라보면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해 뜨꼼지락거리며 흩어졌다가 해 지면 본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으로요. 마치 먼지들이 훅 떠올랐다가 다시 내려앉는 모습과도 같이요. 우리는 이렇게 숙소를 떠나 돌아다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4개의 먼지들이요. 하루 종일 눈을 보고 돌아와 눈 쌓인 마을의 길을 걸으며 하루를 정리차분한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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