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가득한 교실, 아이들과 함께
책장을 넘기며 지식의 통로가
되어주는 삶을 오랫동안 꿈꿔왔습니다.
단순한 도서 관리를 넘어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사서교사는 제가 평생을 걸고
도전하고 싶은 단 하나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저는 그저
꿈만 꿀 뿐인,
사범대와는 거리가 먼
비전공 직장인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저를 주저앉게 만든 건
사서교사가 되기 위한 필수 관문인
교원자격증의 높은 문턱이었습니다.
정사서 자격증을 넘어 임용 고시
응시 자격까지 갖추기 위해
사서 교육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삼았지만,
비전공자인 저에게는 입학 전형의
글자 하나하나가 냉정한
거절처럼 느껴졌거든요.
꿈은 여전히 선명한데,
제 학력과 전공은 그 꿈에 닿기엔
너무나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대학 학부로 신입학을 하거나
편입을 한다는 건,
저에게는 너무나 무모하고
비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시간과 비용, 그리고 당장의 생계라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제 앞을 가로막고 있었기에,
다시 수능 교과서를 펼치고
어린 학생들과 경쟁할 용기가
선뜻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제 오랜 갈망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시들어가는 듯했습니다.
퇴근길 버스 창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며 참 많이도 고민했습니다.
"처음부터 사범대를 갔어야 했나"라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올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찌릿했거든요.
사서 교육대학원 입학이라는 목표는
저에게는 초대받지 못한 잔치처럼
멀게만 느껴졌고,
갈 수 없는 길을 기웃거리는
제 자신이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단순히 자격증 하나가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은
제 진심이 현실의 벽 앞에서
작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학점은행제라는
제도를 통해 관련 전공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다시 가지 않아도 온라인 수업으로
문헌정보학사 학위를 따면,
저도 당당히 양성과정이 개설된
대학원 지원 자격을 갖출 수 있다는
정보는 제게 유일한 구원줄과 같았습니다.
비전공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사서 교육대학원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처음에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으로 학점을 채운다고
정말 교사로 나아가는
대학원 진학이 가능할지,
혹시나 제 선택이 시간 낭비로
끝나는 건 아닐지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다는 두려움이
매일 밤 저를 괴롭혔지만,
이대로 포기하면 평생을
'하지 못한 일'에 대한 미련 속에
살 것 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내 인생의 경로를
직접 수정해보자'는 결단과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것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유일한
우회로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서 교육대학원 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필요한 학점을
어떤 식으로 채워나갈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며,
제 인생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일상의 업무를 보면서도
틈틈이 강의를 듣고,
생소한 전공 용어들을 익혀나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나씩 학점이 쌓여갈 때마다
제가 꿈꾸던 학교 도서관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실감이 났거든요.
예전의 전공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던
사서교사라는 꿈을 비로소
제 손으로 다시 붙잡을 수 있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가끔은 예상치 못한 피로가 몰려와
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늦은 밤 노트북 앞에서 졸음과 싸우며
과제를 작성할 때면,
처음의 패기가 무색해질 만큼
지칠 때도 많았습니다.
"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는지"
자책하며 한숨을 내쉬는 날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처음 사서 교육대학원
지원 자격의 벽 앞에서 좌절했던
그날의 감정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지금 여기서 멈추면 제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넘길 기회조차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목표를 향해 몰입했던 시간들은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학위를 얻는 것을 넘어,
스스로 무언가를 개척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마침내
학위 증명서를 손에 쥐었을 때,
그동안의 망설임과 우회했던
시간들이 비로소 가치 있는
훈장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며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지름길은 아니었지만,
저에게는 사서교사라는 꿈을 향한
가장 단단하고 확실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모든 요건을 갖추고 원서를 쓰던 날,
그 떨리던 손가락 끝의 감각을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사서 교육대학원 접수 완료
화면을 확인하고 나서야
저는 참았던 숨을 크게 내뱉었습니다.
비로소 제가 원하던 자리에 서게 된 지금,
지난날의 모든 방황과 고민이
저를 성장시킨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비슷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는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거의 전공이나 현재의 상황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두지 마세요.
오직 내 판단을 믿고 한 발을
내딛는 용기만이 정답에
가까워지는 길이라는 것을요.
시작한다는 두려움은 잠시일 뿐,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 두려움은 어느새
확신으로 바뀔 것입니다.
사서 교육대학원 이라는 목표를 향해
보낸 그 치열했던 기록들은
이제 제 삶의 가장 단단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사서교사가 되어 아이들 앞에
당당히 서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걸어가려 합니다.
주저하는 시간조차 결국 나를
찾아가는 소중한 과정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내딛는 이 작은 걸음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이제는 제 삶으로 그 답을 증명하며
당당하게 나아가려 합니다.
여러분의 빛나는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